외인 교체 '승부수' 던진 LG와 롯데, 2G 연속 엇갈린 희비…ML에선 반대였는데? [스춘 이슈]
빅리그 無 톨허스트는 2연승, MLB 베테랑 벨라스케스는 2연패
[스포츠춘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반등을 위해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는 극명히 엇갈렸다. LG는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두 경기 연속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빠르게 팀 전력에 안착했지만,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는 기대 이하의 피칭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선발진의 기복에 시달려왔다. 후반기 들어 더욱 치열해진 순위 싸움 속에서 LG는 지난 3일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결별하고, 새로운 외국인 선발투수로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톨허스트는 12일 수원에서 열린 KT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하이 퀄리티스타트(HQS)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도 톨허스트는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시 한번 호투를 펼쳤다. 데뷔 후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넘는 투구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적이었던 톨허스트는 빠른 적응력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LG 선발 로테이션의 확실한 한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롯데가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벨라스케즈는 아직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그는, 19일 LG전에서는 6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7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두 경기 모두 초반부터 불안한 제구와 피안타에 시달렸고, 팀 역시 해당 경기들을 포함해 9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불안정한 선발진 운영 속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순위 유지'를 위한 마지막 카드로 활용했다. 이미 10승을 거둔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면서까지 MLB 9년 경력의 벨라스케즈를 선택한 것은 ‘빅게임 피처’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벨라스케즈가 KBO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불펜 소모는 커지고 선발 로테이션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의 고민은 연패와 함께 선수단 전체 분위기까지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수는 단순히 마운드의 한 축이 아니라, 팀 사기를 결정짓는 상징성과도 연결된다. 최근 경기에서 선발이 이닝을 끌지 못하며 불펜 과부하가 심화되고 있고, 이는 경기 후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며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투수의 메이저리그 시절 이력과 현재 KBO 리그에서의 성적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벨라스케즈는 MLB 통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베테랑으로, 확실한 이닝이터이자 경험 많은 선발 카드였다. 반면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으며,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한 무명의 투수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92경기 15승 10패, 평균자책점 4.38이며, 올 시즌엔 18경기(16선발)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그러나 KBO 무대에서는 톨허스트가 빠르게 적응하며 LG의 구상을 현실로 옮기고 있고, 벨라스케즈는 오히려 롯데의 전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같은 시기, 같은 결정을 내린 두 팀의 운명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양 팀 모두 정규시즌 후반기 반등을 위한 외국인 교체라는 강수를 뒀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LG가 명확히 웃고 있다. 톨허스트의 연속 호투 속에 LG는 2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롯데는 벨라스케즈의 부진과 함께 9연패에 빠지며 3위 수성조차 불안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외국인 교체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린 가운데, 두 투수가 향후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 그리고 이들의 활약이 팀의 순위와 포스트시즌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