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불펜→다시 선발, 소형준 남은 시즌 선발로 던진다...이강철 감독 "본인 요청, 세 차례 정도 등판할 듯" [스춘 현장]

KT 위즈 소형준 다시 선발로 보직 변경...24일 두산전 등판 유력

2025-08-20     배지헌 기자
KT 투수 소형준(사진=KT)

 

[스포츠춘추=수원]

선발에서 불펜으로, 다시 선발로. KT 위즈의 국내 에이스 소형준이 다시 선발 역할로 돌아간다. 선수 본인이 요청했고 이강철 감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 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을 불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다시) 선발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내일 정도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형준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도 미출전 선수로 분류됐다.

소형준은 앞서 지난 8일 삼성전 6이닝 6실점을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을 중단하고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시즌 전 이강철 감독과 구단, 트레이닝 파트가 상의해서 소형준의 올 시즌 투구 이닝을 130이닝 정도로 제한하기로 한 게 배경. 2023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올해가 복귀 후 풀타임 첫 시즌인 만큼, 과부하를 줄이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마감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당시 KT는 소형준을 불펜으로 돌리고 배제성을 선발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소형준의 투구 이닝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불안정한 불펜진을 소형준 카드로 안정시키려는 전략이었다. 소형준은 15일 키움전에 처음 불펜으로 등판해 0.2이닝 동안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틀 뒤인 17일 키움전에는 다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불펜 투구에 부담을 느껴 코칭스태프에 보직 전환을 요청했고, 이 감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감독은 “본인이 좀 힘들다고 하더라. 불펜에서 팔을 한 두 번 풀면 힘들다는 것 같다"면서 "본인 말로는 140이닝 이상 던져도 되니까 차라리 선발을 하고 싶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던진 뒤에 회복이 되고 다시 던지고 해야 하는데 불펜은 그게 쉽지 않다는 언급도 했다.

8일 마지막 선발 등판을 소화한 소형준(사진=KT)

최근 KT 불펜 상황이 나아졌다는 판단도 소형준의 선발 재배치에 일조했다. KT는 박영현을 마무리로 중심으로 이상동, 주권, 손동현 등 우완 투수들이 불펜을 구성하고 있다. 손동현이 전날 19일 경기에서 동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구위와 최근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감독은 “우리 중간투수진이 좀 힘들었으니까 소형준이 중간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했는데, 최근 불펜진이 그래도 나아졌다”고 말했다.

만약 소형준의 선발 재전환이 확정되면 등판은 24일 일요일 잠실 두산전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불펜 등판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서 등판하는 셈이다. 이 감독은 “오원석도 투구 이닝이 예년보다 많은 편이다. 소형준이 선발로 정해져서 일요일에 들어가면, (어제 등판했던) 오원석도 다음주 화요일에 나가면서 일주일 간격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형준의 남은 정규시즌 선발 등판은 많아야 세 차례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일요일 등판 이후 다음 소형준의 등판 차례에는 배제성이 한 차례 들어갈 계획이다. 소형준을 8, 9일 정도 간격으로 한 차례 더 기용한 뒤 남은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한 번 정도 추가 선발등판 기회를 준다는 구상. 하이레버리지와 연투의 부담에 시달리는 불펜보다 세 차례 선발등판이 투수에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편 이날 KT는 허경민(3루)-김민혁(좌익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김상수(2루)-장성우(포수)-오윤석(1루)-장준원(유격수)-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로는 배제성이 등판해 문승원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