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패에도 안 바뀐 순위, 10연패에 마침내 뒤집혔다...SSG, 유통 라이벌 롯데 제치고 단독 3위 [스춘 현장]
문승원 호투·에레디아 4안타·한유섬 3타점 맹타...4월 이후 첫 3위
[스포츠춘추=수원]
SSG 랜더스가 주포 최정의 역사적인 기록과 함께 마침내 자리바꾸기에 성공했다. SSG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대 3으로 승리, 이날 10연패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를 제치고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SSG는 1회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안타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고, 최정의 적시타로 1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우익수 쪽으로 적시타를 날려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한유섬의 좌전 적시타가 최정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 순간 최정은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1500득점에 도달했다.
KT도 3회말 반격에 나섰다. 1사 1루에서 외국인 타자임에도 9번 타순에 배치된 앤드류 스티븐슨이 우월로 시즌 2호 홈런을 날렸다. 스티븐슨은 기습 번트 시도가 간발의 차로 실패한 뒤, 계속된 타석에서 비거리 125m의 투런포로 2대2 동점을 만들어냈다.
균형은 5회초 SSG 공격에서 깨졌다. 선두타자 정준재가 우중간 담장에 맞는 3루타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박성한의 유격수 땅볼로 정준재가 홈을 밟으며 3대2로 앞서갔다. SSG 타선은 계속 불을 뿜었다. 최지훈이 우측 안타로 출루했고, 최정도 좌익선상 안타로 1, 2루 상황을 연출했다. 에레디아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한유섬이 결정타를 터뜨렸다. 우익수 쪽 적시타로 최지훈과 최정을 연속 홈으로 불러들이며 5대2로 쐐기를 박았다.
SSG는 15안타를 몰아쳤지만 5점만 올린 점이 아쉬울 정도로 화끈한 공격야구를 펼쳤다. 에레디아 4안타 1타점, 한유섬 3안타 3타점, 최정 2안타 1볼넷 2득점 등 중심타선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SSG 선발 문승원은 5.2이닝 5피안타 3실점 1피홈런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 2아웃 후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뒤를 이은 노경은이 1.1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기며 승리투수 자격을 지켰다. 9회엔 마무리 조병현이 올라와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KT 선발 배제성은 4회까지 2실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5회 무너지며 4.1이닝 11피안타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등판한 우규민, 주권, 김민수, 김동현이 무실점으로 나머지 4.2이닝을 막아냈지만, KT 타선은 6회 김상수 적시타로 한 점 만회하는 데 그쳤다.
SSG는 이날 승리로 56승 4무 53패(승률 0.5137)를 기록했다. 이로써 비슷한 시각 잠실에서 LG에 3대5로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제치고 단독 3위에 올라섰다. SSG의 3위 등극은 4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8월 3일까지만 해도 롯데와 5경기차 4위에 머물렀던 SSG는 이후 롯데가 11경기에서 1무 10패에 그칠 동안 6승 6패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순위를 뒤바꿨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후 "선발로 나선 문승원이 이닝을 잘 끌어줬고, 이어 노경은이 노련함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의 흐름을 끊은 것이 승부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에레디아가 4안타, 한유섬이 3안타를 기록하며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보여줬다"며 타선 활약을 치하했다.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한유섬은 "어제 아쉽게 졌지만 오늘 다시 해보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팀이 끝까지 집중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사적 기록을 세운 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최정은 "어차피 지금은 내 개인 성적을 생각해야 될 시기가 아니다"라며 "팀이 한창 순위싸움을 하는 중인데, 끝까지 팀이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엔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