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공 잘 쳤다" SSG 킬러 국대 사이드암 등판에 '상대타율 4할' 고명준 콜업...6번타자 선발 출전 [스춘 현장]
후반기 타율 0.151 부진 털고, 2군서 재충전 완료..."5강 싸움 활력소 될 것"
[스포츠춘추=수원]
돌아온 SSG 랜더스 주전 1루수가 후반기 부진을 씻고 팀의 막판 5강 싸움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전날(20일) 수원 원정에서 승리하며 단독 3위로 올라선 SSG 랜더스는 21일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고명준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현원회를 말소했다. 고명준은 8월 9일 말소 이후 13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고명준은 전반기 타율 0.288(302타수 87안타)에 7홈런 39타점, OPS 0.743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 0.151(53타수 8안타)에 2홈런 5타점, OPS 0.467로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특히 8월 경기에서는 16타수에서 안타나 볼넷 하나도 얻지 못하는 극심한 슬럼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 시즌 초반 뛰어난 활약으로 SSG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찬 고명준은 전반기 타율 0.263(259타수 68안타)에 9홈런 35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타율 0.210(81타수 17안타)에 2홈런 10타점으로 고전했다. 8월 타율 0.000, 9월 타율 0.195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숭용 감독은 이런 반복되는 패턴의 원인을 체력적 요인으로 진단했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고명준이 말소 전 좋지 않았던 건 체력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해도 잘 뛰다가 부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도 출전이 많다 보니 체력적으로 고갈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풀타임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가 시즌 내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겪는 성장통이라는 해석이다.
다행히 퓨처스리그에서의 재정비 기간은 성공적이었다. 고명준은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7(14타수 5안타)에 1홈런 4타점, 장타율 0.643을 기록했다. 특히 전날 열린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으로 폭발했고, 바로 이날 1군에 콜업됐다.
이숭용 감독은 고명준의 2군에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명준이 내려가서 열심히 했을 거다. 2군 감독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며 "본인도 열심히 했다고 하고 잘 쳤더라. 영상으로 봐도 좋아지고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고명준의 복귀 타이밍이 절묘하다. 이날 KT 선발 고영표는 리그 대표 'SSG 킬러'로 유명하다. 올시즌 SSG를 상대로 2경기 선발등판해 12이닝 3실점(2자책) 2승 무패를 기록했고,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도 17경기 등판해 113이닝 동안 평균자책 2.07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자랑한다.
이런 고영표를 상대로 고명준은 타율 0.400(10타수 4안타)로 SSG 타자 가운데서는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감독도 "데이터를 봐도 고영표 공을 우리 팀에서 그나마 좀 잘 쳤다. 그래서 스타팅 라인업에 올렸다"며 선발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재충전해서 올라온 고명준이 팀에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당장 활약해주면 가장 좋겠지만, 조금 시간을 주고 기다리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전 1루수의 활약을 기대했다.
반면 고명준의 콜업과 함께 같은 1루 포지션의 현원회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현원회는 18경기 출전해 타율 0.264(53타수 14안타)에 4타점, OPS 0.587을 기록했다. 특히 8월 5일 시즌 세 번째 1군 등록 후 타율 0.357(28타수 10안타) 1타점으로 타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현원회에 관해 이숭용 감독은 "일단 2군에 내려가서 게임을 뛰게 할 거다. 그리고 9월에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면 올릴 수 있다"며 "지금은 선수 관리가 먼저다. 팀 상황상 최정도 지명타자를 한번 들어가야 하고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오늘 지명타자로 나가야 한다. 지명타자 자리를 한 선수에게만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류효승도 그렇고 현원회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내려보내면서 '잘하고 있으면 콜업될 거다'라고 얘기했지만 미안한 감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미안함도 미안함이지만 팀이 앞을 보고 5강 싸움을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팀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강조했다.
21일 SSG 랜더스는 박성한(유격수)-정준재(2루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지명타자)-한유섬(우익수)-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좌익수)-이지영(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드류 앤더슨이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