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의 확률...‘미라클 두산’은 또 한 번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스춘 이슈]
두산, 최근 7연승 질주
[스포츠춘추]
네 팀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 생각보다 가을야구 진출은 험난하다. 두산 베어스가 최근 7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를 향한 막판 희망을 키우고 있지만, 냉정한 통계 수치는 여전히 차갑다. 현재 승률에 기반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두산이 정규시즌 5위 안에 진입할 확률은 약 3%에 불과하다. 이는 100번 시즌을 반복하면 단 3번만 5위에 오른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됐다. 각 팀의 현재 승률을 기준으로 남은 경기를 무작위로 가상 진행한 뒤, 이 과정을 20만 번 반복하고 두산이 최종 승수로 5위 이상에 드는 빈도를 확률로 환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평균 최종 성적은 64승 전후로 나타났고, 경쟁팀인 KT·KIA·NC·삼성은 대부분 65~70승대가 예상됐다.
추월 확률을 개별적으로 보면 두산이 KT를 넘어설 가능성은 12.4%, KIA 12.4%, NC 24.2%, 삼성 11.2%에 불과했다. 21일 기준으로 보면 두산과 이 네 팀의 격차는 고작 3경기 안팎이다. 그러나 시즌 막판 모든 팀이 가을야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음을 고려하면, 단순한 승차만큼 쉽게 좁힐 수 있는 차이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씨는 남아 있다. 두산은 올 시즌 KT와의 상대전적에서 7승 4패 1무로 앞서 있으며, 앞으로도 4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 이 맞대결 우위를 반영했을 때 두산의 5위 확률은 기존 3%에서 6.5%로 상승했다. 결국 두산의 가을야구 운명은 KT와의 잔여 맞대결 결과에 크게 달려 있다.
경쟁팀들과 비교하면 그림은 조금 달라진다. NC 다이노스는 잔여 경기가 33경기로 가장 많다. 경기 수가 많다는 것은 연승을 타면 더 멀리 달아날 수도 있지만, 연패를 당하면 순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뮬레이션에서는 두산이 NC를 추월할 확률이 2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물론 이 확률 수치들은 선수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 최근 팀의 타격 흐름과 마운드 운영은 모두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비록 수치는 냉정하지만, 최근의 7연승은 단순히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두산은 양의지 정수빈 조수행 등 베테랑의 꾸준함과 함께, 박준순 안재석 김기연 김민석 등 젊은 야수진의 패기와 김택연 윤태호 제환유 등 신예 투수들의 활약이 맞물리며 반전의 동력을 만들어냈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두산은 ‘미라클’이라는 별명답게 다시 한번 똘똘 뭉쳐 '허슬두'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3%라는 수치는 객관적으로 분명 차갑고 냉정하다. 그러나 ‘미라클 두산’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확률로 설명할 수 없는 역사 속에서 탄생했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남은 28경기, 특히 KT와의 잔여 4경기는 두산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무대가 될 것이다. 과연 두산은 또 한 번 기적 같은 각본을 써 내려가며 가을야구 무대에 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