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광환 전 LG트윈스 감독 추모행사, 30일 신월야구장에서 진행
한국여자야구연맹 주최, 서울대 야구부 동참
[스포츠춘추]
지난달 2일 별세한 고(故) 이광환 감독을 기리는 뜻깊은 추모식이 열린다.
이번 추모식은 한국여자야구연맹 주최로 열리며, 고인이 생전에 지도했던 서울대학교 야구부도 함께 자리해 의미를 더한다. 행사는 오는 30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개최된다.
이날은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과 서울대 야구부 간의 친선경기가 예정되어 있으며, 경기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여자야구연맹 임원진, 서울대 야구부 OB(동문), 그리고 고인의 아들인 이현석 씨도 참석해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고 이광환 감독은 향년 77세로 지병인 폐섬유증을 앓다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그는 대구중학교, 중앙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거쳐 한일은행과 육군 경리단에서 내야수로 활약했으며, 중앙고 시절에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만큼 뛰어난 타격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은 일찍 마감했다.
지도자로서의 삶은 더욱 찬란했다. 모교 중앙고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그는 이후 OB 베어스에서 타격코치, 2군 감독 대행, 2군 감독, 1군 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거쳤다. 1986년과 1987년에는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야구 유학을 다녀오며 지도력의 토대를 다졌다.
특히 1994년에는 LG 트윈스를 이끌고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신바람 야구’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정립했다. 이후 한화 이글스, 그리고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초대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프로 지도자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갔다. 1995년에는 사재를 털어 제주도 서귀포에 야구박물관을 설립하고, 3000여 점의 야구 소장품을 모두 기증했다.
또한 ‘여자야구의 대부’로 불릴 만큼 여자야구 발전에 헌신했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서울대학교가 공동 설립한 베이스볼 아카데미의 초대 원장을 맡아 후진 양성에 앞장섰다. 서울대 야구부 감독으로도 활동하며, 전문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를 깊이 이해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야구를 경험한 사회 지도자가 많아져야 야구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번 추모식은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여자야구연맹과 서울대 야구부 OB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기획된 행사로, 생전 고인이 깊은 애정을 쏟았던 여자야구와 서울대 야구부가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마련한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