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선배가 너무 잘 치셔서..." 159km 파이어볼러 상대로 2안타, ML 5개 팀 스카우트가 지켜봤다 [스춘 히어로]
송성문, 메이저리그 5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강렬한 어필
[스포츠춘추=고척]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12차전엔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다. 시즌 뒤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키움 중심타자 송성문과 미래 빅리거 한화 문동주의 정면 격돌에 시선이 집중됐다. 결과는 송성문의 판정승. 경기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송성문이다.
송성문은 올 시즌 뒤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4일 키움과 6년 120억원 계약을 맺었지만 빅리그 꿈을 아예 접진 않았다.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을 신청해볼 생각"이라고 밝힌 그는 이번 시즌으로 포스팅 자격 7개 시즌을 채운다. 포스팅으로 미국행이 성사되면 다년계약은 자동 파기다.
송성문의 빅리그 꿈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2015년 입단 후 오랫동안 '터지지 않은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던 그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타격이 대폭발했다.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엔 데뷔 첫 20홈런-20도루에 야수 WAR 1위까지. 최절정 기량을 뽐내는 중이다.
물론 일각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미국에서 정말로 관심이 있겠느냐, 국내에서야 몰라도 메이저리그에선 통하겠느냐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송성문은 올 시즌 놀라운 활약으로 그런 편견들을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이날은 국내 최고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상대로 빅리그 도전자의 자격을 증명했다. 문동주는 평균 152km/h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영건이다. 올 시즌 문동주보다 구속이 빠른 투수는 100이닝 이상 기준으로 한화 코디 폰세와 SSG 드류 앤더슨 두 명뿐이다. 이날도 문동주는 최고 159km/h, 평균 154km/h 광속구를 구사했다.
그런 문동주 상대로 송성문은 2안타를 뽑아냈다. 1회엔 5구 승부 끝에 바깥쪽 커브를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날렸다. 3회엔 155km/h 높은 속구를 깨끗하게 밀어서 좌전안타로 만들었다. 5회엔 아웃당했지만 풀카운트까지 끈질기게 버티며 퀄리티 있는 타석을 만들어냈다.
문동주는 이날 6이닝 허용 안타 3개 중 2개를 송성문에게 내줬다. 나머지 키움 타자들에게 허용한 안타는 단 1개에 그쳤다. 가공할 구위로 키움 타선을 압도하며 데뷔 첫 시즌 10승을 달성했지만, 유일하게 고전한 상대는 송성문이었다.
경기 후 문동주도 송성문을 인정했다. 문동주는 미소와 함께 "(보신) 결과대로였던 것 같다"며 "(송성문 선배가) 정말 잘 치셔서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맞대결 소감을 밝혔다.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이자 미래 빅리거도 인정한 송성문의 타격이다.
이날 고척돔엔 애리조나, 디트로이트, LA 에인절스, LA 다저스, 시애틀 등 메이저리그 5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자리했다. 송성문은 이들 앞에서 빅리그급 강속구를 던지는 에이스를 상대로 자신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편견을 실력으로 깨뜨리며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할 송성문의 여정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