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0승 에이스가 어쩌다...페디 밀워키 이적→당일 구원등판→역전포 허용 '시즌 13패' [스춘 MLB]

이적 당일 벌크 릴리프 데뷔전서 4.1이닝 2실점... 올시즌 13패째

2025-08-28     배지헌 기자
홈런을 맞은 페디(사진=MLB.com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없다. 한달 새 두 번이나 방출당한 에릭 페디가 세 번째 팀에서도 순탄치 않은 출발을 했다. 내셔널리그 전체 1위 강팀 밀워키 브루어스와 1년 계약을 체결한 페디가 이적 당일 첫 등판에서 바로 패전투수가 됐다.

페디는 28일(한국시간) 밀워키와 1년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벌크 릴리프로 급히 투입됐다. 팀이 1대 0으로 앞선 3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1이닝을 던졌지만 8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벌써 시즌 13패(4승)째다.

처음 2이닝은 나쁘지 않았다. 애런 애쉬비에 이어 3회 등판,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4회에도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하지만 5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페디는 5회 안타 2개를 허용해 2사 1, 2루 위기 상황을 맞았다. 여기서 알렉 토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실점할 뻔했지만, 좌익수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완벽한 송구로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며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6회가 문제였다. 1아웃 후 헤랄도 페르도모에게 안타를 허용한 페디는 블레이즈 알렉산더에게 결정적인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7회에도 등판한 페디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 1사 후 연속안타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교체됐다. 다행히 바뀐 투수 닉 미어스가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해 추가 실점은 막았다.

8회초 한 점을 더 내준 밀워키는 8회말 1점을 만회했지만 한 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2대 3으로 패배했다. 결승점을 내준 페디는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KBO리그에서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페디다. 2023년 NC 다이노스 시절 페디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30경기 180.1이닝을 소화하며 20승 6패, 평균자책 2.00이라는 만화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거머쥐며 KBO리그를 완전히 평정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페디는 2024시즌을 앞두고 2년 1500만 달러에 MLB 역수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총 31경기에 선발등판해 9승 9패, 평균자책 3.30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시즌은 완전히 달랐다. 카디널스에서 시작한 올해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20경기 선발등판에서 3승 10패, 평균자책 5.22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며 지난달 방출당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뒤에도 반저은 없었다.

크리스 세일, 레이날도 로페즈 등 주요 선발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브레이브스는 페디에게 구세주 역할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더욱 참혹했다. 4경기 선발등판에서 1승 2패, 평균자책 8.10으로 무너졌다. 특히 마지막 뉴욕 메츠전에서는 4.1이닝 동안 6실점을 허용하며 시즌 12패째를 당했고, 결국 한 달 만에 또다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내셔널리그 전체 1위 강팀 밀워키가 페디에게 마지막 기회를 제공했다. 밀워키는 18일 동안 19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 강행군 속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투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팻 머피 감독은 경기 전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페디는 훌륭한 영입"이라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처음 2이닝 동안엔 희망을 보였지만 5회부터 다시 흔들렸고, 6회 결정적인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세 번째 팀에서도 좋은 첫 인상을 남기는 데는 실패한 페디다. 이제 페디의 올시즌 성적은 26경기(25경기 선발) 4승 13패, 평균자책 5.71이 됐다. 페디가 남은 시즌 주어진 기회에서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