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나가야 하는데 제발 출전 기회 좀..." 아모림 눈밖에 난 맨유 유망주, 임대 이적 공개 요구 [스춘 해축]
아모림 감독 체제서 벤치 신세... 구단은 잔류 설득 중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카데미 출신 유망주 코비 마이누가 출전 기회를 찾아 임대 이적을 원한다고 영국 현지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정기적인 경기 출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디 애슬레틱은 "마이누가 28일 구단과의 미팅에서 '모구단과의 인연을 끊을 의사는 없지만, 현재 상황에선 커리어를 발전시킬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며 임대 이적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20세 잉글랜드 미드필더는 특히 내년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꾸준한 출전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맨유 측은 마이누의 임대 이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구단은 아카데미 출신인 마이누를 높이 평가하며, 팀에 남아 자신의 자리를 위해 싸우기를 기대한다고 전달했다.
마이누의 불만은 루벤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 출전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 데서 비롯됐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아스널전(0대 1 패)과 풀럼전(1대 1 무승부)에서 모두 벤치에만 앉아 있었으며, 이로 인해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전 경기 종료 후 마이누는 피치에 나와 쪼그리고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날 저녁 버스를 탈 때도 고개를 숙인 채 침울한 모습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제스처 전문가가 아니어도 그의 실망감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는 평가다.
아모림 감독은 마이누와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같은 포지션을 두고 경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60경기 중 55경기에 선발 출전한 주장 페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마테우스 쿠냐와 브라이언 음뵈모 영입 이후 10번 포지션보다는 미드필드에서 더 많이 뛸 예정이다. 결국 마이누의 기회는 더욱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릭 텐 하흐 전 감독 시절 마이누는 핵심 선수였다. 2023-24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2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했으며, 맨체스터 시티를 2대 1로 꺾은 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로 2024에서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하에서 4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스페인과의 결승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아모림 감독은 마이누의 현재 경기력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감독은 이번 여름 "마이누는 경기 페이스와 리듬을 높여야 한다"며 "그는 때때로 정말 뛰어나지만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동성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마이누의 체격 변화도 화제가 됐다. 재활 기간 중 근육량이 늘어났는데, 이것이 그의 민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계약 갱신 협상 역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마이누는 현재 주급 2만 파운드(약 3700만원)를 받고 있는데,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한 만큼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급 35만 파운드를 받는 카제미루를 제치고 선발 출전했던 시절이 있었던 만큼 최대 10배에 달하는 인상을 기대했지만, 구단 측은 1-2년간 더 발전한 후에야 그런 수준의 대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새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마이누가 재계약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 클럽들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바이에르 뮌헨이 영입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구체적인 제의는 하지 않았고, 바이어 레버쿠젠의 에리크 텐 하흐 신임 감독은 맨유 시절 총애했던 마이누와의 재회를 원했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첼시가 지난 1월 영입을 문의했을 때 맨유는 7000만 파운드(약 1309억원)를 요구했지만, 현재는 4500만 파운드(약 842억원) 선에서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누의 거취는 맨유 아카데미의 역사와도 직결돼 있다. 1937년부터 맨유의 모든 경기 스쿼드에는 아카데미 출신 선수가 포함됐는데, 현재 4323경기째 이어지고 있는 이 기록이 마이누의 이적과 함께 끊어질 가능성도 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유망주가 갑작스런 침체기를 맞으면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마이누가 임대든 영구 이적이든 맨유를 떠날지, 아니면 구단의 설득에 응해 남아서 기회를 기다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