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도 0.333, 레이예스도 0.333, 양의지도 0.333...순위싸움만큼 치열해진 타율왕 경쟁 [스춘 FOCUS]
레이예스 맹추격, 양의지 노익장...안현민 독보적 1위에서 3파전으로
[스포츠춘추]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KBO리그에서 타율왕 경쟁이 순위싸움만큼이나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KT 위즈 안현민의 독주 체제였던 타율 1위 자리가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의 맹추격과 두산 베어스 노장 양의지의 뒷심으로 3파전 양상이 됐다. 4일 경기 결과 안현민-레이예스-양의지의 타율은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0.333이 됐다. 안현민과 레이예스는 공동 1위, 양의지는 0.3325에서 반올림한 0.333으로 근소하게 3위다.
4일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KT 위즈 경기에서 KT 안현민은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8대 10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안현민은 오랜만에 홈런포를 터뜨리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날 2위로 밀려났던 타율 순위에서도 다시 공동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첫 두 타석에서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난 안현민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작렬시켰다. 3대 3 동점에서 타석에 나온 안현민은 장현식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장성우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 타석에 나온 수비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KT는 6회 3득점해 6대 3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6대 5로 쫓긴 7회에는 달아나는 홈런을 터뜨렸다. 안현민은 무사 1루에서 이정용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날렸고, KT는 8대 5로 리드를 벌렸다. 지난 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날린 18호 홈런 이후 43일 만의 홈런포이자 시즌 19호 홈런이 터졌다. 하지만 경기는 8회 집중 5득점한 LG의 10대 8 승리로 끝났다.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한 안현민은 타율을 0.333으로 끌어올렸다. 전날 롯데 빅터 레이예스(0.333)에게 단독 1위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가 하루 만에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선 안현민이다. 최근 타격 부진을 벗어나 반등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안현민은 7월 한 달간 타율 0.441에 5홈런 14타점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KBO 7월 월간 MVP에 선정될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7월 25일 기준 타율이 0.369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당시까지는 타석수가 모자라 장외 타격왕이었다가, 8월 2일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단숨에 타율 리그 1위가 됐다.
하지만 첫 풀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었다. 8월 한 달간 타율 0.234에 무홈런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율이 떨어졌다. 그 사이 레이예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고 결국 3일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 롯데-KT 맞대결에서 안현민이 1안타에 그치는 동안 레이예스가 4안타를 치면서 레이예스 0.333, 안현민 0.332로 추월을 허용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서면서, 남은 시즌 치열한 타율왕 경쟁이 예고된다.
한편 이날 두산 베어스 양의지도 4안타 맹타를 휘둘러 타율왕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양의지는 창원 원정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 2루타, 두 번째 타석 단타, 세 번째 타석 홈런,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까지, 3루타만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양의지의 타율은 0.3325로 반올림하면 0.333, 안현민-레이예스와 소수점 네 자릿수 차이로 3위다.
양의지는 전반기만 해도 타율 0.304로 타율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이날 포함 0.396의 폭풍 타격을 펼치면서 타율을 끌어올렸다. 8월 타율 0.407, 9월에는 2경기에서 무려 0.800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나이도 물리 법칙도 잊은 듯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양의지는 타율왕 유경험자다. 지난 2019년 타율 0.354로 포수 포지션으로는 드물게 타율왕에 올랐다. 당시 31세였던 양의지가 이제 37세 노장이 되어 6년 만에 타율왕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한편 롯데 레이예스는 지난해 타율 0.354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0.360)에 밀려 아깝게 놓쳤던 타율왕에 재도전한다. 생애 첫 타율왕에 도전하는 안현민까지, 남은 시즌 세 선수의 타율왕 경쟁이 순위싸움만큼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