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났다! 세기의 라이벌 시너-알카라스, US 오픈 결승행...3연속 그랜드슬램 결승 맞대결 성사 [스춘 테니스]

시너, 오제 알리아심 제압하며 결승행...8일 '꿈의 대결' 성사

2025-09-06     배지헌 기자
야닉 시너와 알카라스의 윔블던 당시 사진(사진=윔블던 SNS)

 

[스포츠춘추]

세계 1위 야닉 시너와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다. 두 선수가 같은 해에 3번 연속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오픈시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시너는 6일(한국시간) US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을 6-1, 3-6, 6-3, 6-4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앞서 알카라스는 테니스의 전설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먼저 결승행을 확정한 상태였다. 8일 열리는 결승에서 두 선수는 올해에만 세 번째 메이저 맞대결을 펼친다.

시너의 승리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1세트를 압도적으로 가져간 시너는 2세트를 3-6으로 내줬고, 세트 사이 의료진 타임아웃을 받으며 몸에 이상 신호를 보였다. 하지만 3세트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너는 "서브할 때 복부에서 작은 경련을 느꼈다"며 "치료 후 훨씬 좋아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세 대회 연속 맞대결로, 현재 테니스계를 양분하는 두 선수의 완전한 독주 체제를 보여준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찰리 에클셰어 테니스 전문기자는 "나머지 모든 선수들을 합쳐도 시너와 알카라스만큼 서로에게 가까이 갈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시너와 알카라스는 준결승까지 올라오면서 단 2세트만 내줬다. 또 시너는 4번, 알카라스는 2번만 브레이크를 당했다. 독설가 조코비치마저 "너무 잘 한다, 정말 높은 수준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며 두 선수의 실력을 인정했다.

결승의 관전 포인트는 여러 가지다. 우선 서브 대결이 흥미롭다.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에서 서브가 거의 완벽에 가까웠지만, 시너의 1서브 성공률은 50% 주변에 머물러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됐다. 반면 시너는 체력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알카라스는 "2-4시간 동안 경기하면서 100%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라이벌 시너의 강점으로 꼽았다.

만약 경기가 5세트까지 간다면 알카라스가 유리하다. 그의 5세트 전적은 14승 1패로 압도적이며, 이 중 3승이 시너를 상대로 한 것이다. 시너의 5세트 전적은 6승 10패로 좋지 않지만, 최근에는 거의 5세트까지 가는 일이 드물 정도로 경기력이 절정에 달했다. 

윔블던 당시의 야닉 시너(사진=윔블던 SNS)

올해 현재까지 메이저 전적은 1승 1패로 팽팽하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알카라스가 5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고, 윔블던 결승에서는 시너가 설욕에 성공했다. 최근 7경기에서는 알카라스가 6승 1패로 앞서고 있다.

결승 승자는 여러 기록을 동시에 가져간다. 알카라스가 우승하면 6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며 시너보다 한 발 앞선다. 시너가 승리하면 메이저 5승으로 알카라스와 동률을 이루며 2025년 4개 메이저 중 3개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무엇보다 승자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가져간다.

에클셰어 기자는 "이번 경기는 역설적으로 어느 선수도 결코 질 수 없는 그랜드슬램 결승처럼 느껴진다"며 "경기 후에는 챔피언과 준우승자가 나오겠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이는 시너와 알카라스가 서로를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또 하나의 증거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8일 결승전에는 최근 들어 온갖 스포츠 경기에 숟가락을 내밀고 다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우리 시대 최고의 라이벌 대결이 또 한 번의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