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NC는 구창모가 건강해야 행복행! 711일 만의 복귀전 3이닝 무실점, 4연패 탈출+7위 복귀 [스춘 리뷰]

건강할 때만큼은 리그 최고 좌완...‘엔구행’ 부활 신호탄

2025-09-07     배지헌 기자
NC 에이스 구창모가 돌아왔다(사진=NC)

 

[스포츠춘추]

역시 NC는 구창모가 마운드에 있어야 행복하다. NC 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711일 만에 1군 마운드에 돌아왔다. 아직 100%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실전 피칭을 소화했다는 것만으로도 NC와 팬들에게는 희망이고 행복이다.

구창모는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2023년 9월 27일 KIA전 이후 정확히 711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 이호준 감독은 아직 빌드업 중인 구창모의 몸 상태를 고려해 투구 수를 50구로 제한했는데, 정확하게 50구로 3이닝을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3km를 기록했다.

구창모는 건강할 때는 김광현, 류현진, 양현종에 견줘도 손색없는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다. 다만 아파서 못 던지는 날이 건강한 날보다 많아서 항상 문제였다.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 시즌인 2020년이 대표적이다. 전반기 ‘건강한’ 구창모는 13경기에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 1.55를 기록하는 특급 에이스였다. 

후반기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2경기 등판에 그친 구창모는 팀의 한국시리즈에 맞춰 다시 건강한 모드로 복귀했다. 총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13이닝 동안 3실점(2자책)만 내주고 평균자책 1.38을 기록하는 호투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1년엔 다시 아픈 구창모였다.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시즌 내내 ‘돌아온다’는 희망만 주다가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시즌이 끝났다. 그러다 2022년엔 다시 건강한 구창모로 돌아왔다. 19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승을 달성했다. 건강한 구창모를 확인한 NC는 시즌 후 계약 기간 6+1년에 최대 13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대형 계약 이후로는 다시 건강하지 못한 구창모였다. 2023년 11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 2.96에 그쳤고, 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 상무에 입단했다. 올해 6월 전역 후에는 팬들과 구단 모두 에이스의 건강한 복귀를 기대했지만, 팔꿈치 근육이 뭉치는 증상으로 또다시 복귀가 미뤄졌다. 올 시즌도 구창모를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행히 시즌이 끝나기 전에 돌아와 마운드에 섰다.

NC 에이스 구창모가 돌아왔다(사진=NC)

이날 구창모는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도 KIA 강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1회 첫 타자 윤도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구창모는 박찬호와 김선빈까지 연달아 뜬공으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에는 나성범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허용했지만, 오선우와 김석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 1사 만루의 위기상황에서는 에이스다운 피칭을 보여줬다. 베테랑 김선빈을 유격수 뜬공, 최고참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던진 대부분의 패스트볼이 시속 130km 후반대에 그쳤지만, 제구력과 운영 능력으로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면모를 보였다.

돌아온 에이스의 호투에 NC 타자들도 힘을 냈다. 2회말 1사 후 김형준의 볼넷과 김휘집의 좌익수 쪽 2루타로 기회를 만든 NC는 천재환의 유격수 앞 땅볼로 선취점을 얻었다. 3회에는 최원준-박건우의 안타와 맷 데이비슨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올렸다. 우익수 천재환은 5회 2사 1, 2루에서 KIA 김선빈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다이빙 캐치로 힘을 보탰다.

구창모에 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완벽했다. 전사민이 1.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배재환, 하준영, 손주환, 김진호, 류진욱까지 6명의 불펜 투수가 나눠 막으며 2대 1 승리를 완성했다. 류진욱은 9회 2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김규성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시즌 29세이브째를 기록했다.

NC 에이스 구창모가 돌아왔다(사진=NC)

반면 KIA는 경기 내내 숱한 찬스를 잡고도 좀처럼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6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병살타와 범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날 KIA의 잔루는 13개에 달했다. 9회초 박찬호의 솔로 아치로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역전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패배했다.

이날 승리로 NC(58승 6무 62패)는 최근 4연패 늪에서 벗어나며 하루 만에 다시 7위로 올라섰다. KIA(58승 4무 64패)는 7위에서 하루 만에 8위로 떨어졌다. 돌아온 에이스의 호투와 함께 NC는 5강 진출의 희망을 다시 되살릴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은 완벽한 과거 구창모의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한 경기를 큰 탈 없이 소화한 것만으로도 수확이다. 앞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완벽한 구창모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팬들에게도 희망이 될 것이다. 건강한 구창모와 함께라면 NC는 다시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