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기분 상하면 명감독도 가차없이 잘린다...누누 전격 경질, 후임 1순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스춘 해축]
"최근 몇 주간 긴장 관계 지속" 포스테코글루 후임 1순위 거론
[스포츠춘추]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누누 에스피리투 산토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9일(한국시간) "포레스트아 누누의 계약을 끝냈다. 최근 몇 주간 양측 간 긴장 관계가 지속된 끝에 내려진 결정"이라며 "엔지 포스테코글루를 포함한 3명의 후보가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구단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구단주와의 긴급 회동 뒤에 10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BC 스포츠도 "포레스트 수뇌부가 내린 결정"이라며 "후임 논의가 진행 중이며 곧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누누와 포레스트의 관계 악화는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의 폭탄 발언을 통해 외부에 노출됐다. 누누 감독은 "구단주와 지난 시즌엔 거의 매일 대화할 정도로 가까웠지만, 이번 시즌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의 관계는 변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디 애슬레틱은 누누와 올여름 영입된 에두(글로벌 축구 총책임자)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에두는 지난 11월 아스널을 떠난 뒤 7월 포레스트에 합류했지만, 누누와는 첫 만남부터 갈등을 빚었다고 전해진다.
누누는 시즌 개막 전에도 "클럽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런 공개적 비판은 과묵한 성격의 누누로서는 이례적인 행동이었다. 누누는 자신의 해임설에 대해서도 "아니 땐 굴뚝엔 연기가 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누누는 2023년 12월 포레스트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17위에서 구해내며 잔류를 확정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7위로 피니시하며 1995-96시즌 이후 30년 만의 유럽 대회 진출을 이끌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단 6점 차로 3위에 근접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시즌 3경기에서 승점 4점만 획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고, 국가대표팀 경기 직전 웨스트햄에 0대 3으로 완패한 경기가 마지막이 됐다.
텔레그래프는 그리스계인 마리나키스 구단주가 같은 그리스 출신인 엔지 포스테코글루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오랜 기간 함께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포스테코글루는 지난 6월 토트넘에서 해임된 뒤 새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텍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17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17년 만에 트로피를 안겨줬다.
브렌던 로저스(셀틱)와 주제 무리뉴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포스테코글루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이끈 감독이 내부 갈등으로 단 두 달 만에 자리를 비운 가운데, 성적 부진으로 잘린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