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영 데뷔 9년 만의 첫 홈런+소형준 QS 9승' KT, 두산 대파...4위 삼성 0.5G차 추격 [스춘 현장]
안치영 데뷔 첫 홈런·허경민 쐐기포로 8대 1 대승...KT, 두산전 11승 1무 4패 압도
[스포츠춘추=수원]
국가대표 우완 선발 맞대결에서 소형준이 곽빈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소형준의 호투와 안치영, 허경민 등 홈런과는 거리가 먼 타자들이 대포를 쏘아올린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에 대승을 올렸다.
KT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정규시즌 16차전 경기에서 선발 소형준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안치영의 프로 데뷔 첫 홈런, 허경민의 쐐기 3점포에 힘입어 8대 1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두산 곽빈과 KT 소형준의 국가대표 우완 선발 맞대결로 시작했다.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두 젊은 에이스의 자존심을 건 승부. 경기 초반은 두산 페이스였다. 1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1회초 시작하자마자 안재석-김동준-제이크 케이브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1, 2루 대량실점 위기. 그러나 소형준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양의지를 빠른볼 세 개로 삼구삼진시킨 뒤 김재환 상대로도 빠른볼 4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박준순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추가실점 없이 마감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 홍성호와 11구 승부 끝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잘 막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는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에이스다운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갔다.
1, 2회 득점 없이 넘어간 KT 공격에선 3회 의외의 한 방이 터졌다. 1사 1루에서 9번타자 안치영이 곽빈 상대로 홈런을 날렸다. 3-1 카운트에서 가운데 약간 높은 빠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긴 역전 투런이었다. 홈런을 직감한 안치영은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9시즌 만에 때린 커리어 첫 홈런이었다.
고교 시절 홈런이 하나도 없었고, 프로에서도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 때린 홈런 1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안치영의 마수걸이 홈런이 중요한 순간에 터져나왔다. KT 동료들은 홈런을 확인한 순간 관중들보다도 더 크게 환호하면서 기뻐했지만, 막상 안치영이 홈을 밟고 들어오자 '무관심 세리머니'로 장난스럽게 반응했다.
이후 양팀 선발투수가 나란히 호투하면서 6회까지 2대 1 한 점차 승부가 이어졌다. 소형준은 6회까지 투구수 79구로 8피안타 무4사구 1실점의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다. 곽빈도 홈런 한 방 외에는 KT 타선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6회까지 단 74구만 던지는 호투를 보였다.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7회말 KT 공격에서 기울었다. 7회에도 올라온 곽빈 상대로 1사 후 강백호가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개인 통산 1000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장성우도 안타를 때려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황재균의 좌전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KT가 3대 1로 거리를 벌렸다.
두산이 필승조 박치국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김상수의 유격수쪽 땅볼 타구에 안재석이 바운드 측정을 잘못해 실책을 범하며 1사 만루 상황이 됐다. 여기서 대타 이호연이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려 주자 두 명을 불러들이며 5대 1로 달아났다. 이어 허경민이 좌측 파울폴 쪽으로 날아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려 8대 1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기를 잡은 KT는 7회 외국인 선발투수 패트릭 머피를, 8회에는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를 차례로 투입해 두산의 추격을 차단했다. 최근 불펜진 붕괴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경우가 많았던 이강철 감독은 선발 등판 사이에 던지는 불펜피칭을 실전투구로 대체한다는 명목으로 두 선발투수를 불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9회에는 손동현이 올라와 실점 없이 마무리, KT가 8대 1로 경기를 잡았다.
소형준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9승(6패)째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소형준은 2022년 이후 3년 만의 두 자릿수 승리에 한 발 더 다가섰다. 2023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처음 풀타임 시즌에 나선 소형준은 관리 차원에서 이날 등판 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예정이다. 잔여경기에는 한 차례 더 등판할 전망이다.
반면 6회까지 2실점으로 순항하던 곽빈은 7회에 급격하게 무너져 6.1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곽빈은 시즌 6패(3승)째를 기록했다. 두산은 11안타로 7안타의 KT보다 안타수에서는 우세했지만, 1득점에 그치는 응집력이 아쉬웠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소형준이 실점은 했지만,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나온 패트릭과 고영표도 잘 막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치영의 프로 데뷔 첫 홈런으로 역전을 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7회 강백호, 장성우의 연속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황재균과 이호연이 3타점을 합작하고, 허경민의 3점 홈런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치영의 데뷔 첫 홈런을 축하한다. 선수들 수고 많았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KT는 이날 승리로 올시즌 두산과의 16경기를 11승 1무 4패라는 압도적인 우세로 마무리했다. 또 시즌 64승 4무 62패로 이날 경기가 우천순연된 4위 삼성에 반 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두산은 56승 6무 66패를 기록하며 이날 휴식을 취한 8위 KIA와 승차 2경기차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