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리노스 임찬규 송승기 그리고 손주영...LG팬이 평생 기억할 그 이름" [스춘 인터뷰]

LG, 31년 만의 '선발투수 4명' 10승 기록

2025-09-10     황혜정 기자
LG 손주영이 시즌 10승째를 올리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잠실=스포츠춘추]

"LG 트윈스 팬들께서 10승을 기록한 선발투수 4명의 이름을 평생 기억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LG 팬이 평생 기억할 그 이름은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송승기, 그리고 손주영이다. 손주영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0승째를 올리며 LG 구단 31년 만의 역사를 세웠다.

LG가 한 시즌에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한 사례는 역대 두 차례뿐이다. 1994년 이상훈(18승), 김태원(16승), 정삼흠(15승), 인현배(10승)가 첫 기록을 세웠고, 3년 뒤인 1997년에 김용수(12승), 임선동, 차명석(이상 11승), 이상훈(10승)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다만 1997년 당시 차명석과 이상훈은 구원승으로 10승을 쌓았다. 선발승으로만 10승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1994년이 유일하다. 그리고 이날 역사를 새로 쓰는데 성공했다. 

리그 전체로는 2020년에 KT위즈 선발이었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소형준(13승), 배제성, 윌리엄 쿠에바스(이상 10승)가 가장 최근에 해당 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KT는 3위에 올랐다.

이날 31년 만의 대기록을 본인 손으로 직접 완성한 손주영(27)은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이 기록을 완성해 '짜릿'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이 역사를 세운 일원이 된다는 게 쉽지 않는데 참 감사하다"며 웃었다.

5전 6기 만의 10승 기록이다. 손주영은 지난 7월 30일 KT전에서 시즌 9승을 올린 뒤 6경기 만에 10승을 세웠다. 손주영은 "'나 때문에 이 기록을 못 세우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참 다행이다"라며 웃은 뒤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투구 밸런스도 좋았고, 커브 감각도 좋아서 김광삼 투수코치님과 포수 박동원 형이 커브를 많이 섞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손주영은 포심 패스트볼(41구)만큼이나 커브(36구)를 던졌다. 평소 커브 비중이 20% 초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커브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좌완 손주영. (사진=LG 트윈스)
LG 선발 손주영의 10일 투구 장면. (사진=LG 트윈스)

5경기 연속 승수를 쌓는 데 실패하자 마음고생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먼저 10승을 쌓은 선배 투수들이 큰 힘이 됐다고. 손주영은 "형들이 처음엔 내게 아무 말을 안 하다가 보다 못해 한 마디씩 하셨다"며 "찬규 형은 '5이닝 전력투구 해서 점수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투구해라'고 하셨고, 치리노스도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고 따뜻하게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지난 5경기 동안 패전은 없었으나 여러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손주영은 "지난 5경기에서 배운 게 많았다. 빨리 일어서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너무 강하게만 던지다 보니 볼넷을 남발했는데, 이제는 차분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날 손주영은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3실점했다. 그 사이에 팀 타선이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8-4 역전승을 일궜고, 손주영의 승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좋은 팀에 있어서, 그리고 좋은 타자들 덕분에 이 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고 한 손주영은 "가을야구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떤 보직에서든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LG는 지난 6일자로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편 이날 두산전 승리로 LG의 매직넘버는 11이 됐다. 손주영과 LG의 시선은 정규시즌 조기 1위 확정이다.

손주영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자 LG 선수단이 격하게 축하해줬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