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팍팍 밀어주는 감독, 내년에도 애틀랜타 지휘? "후회하기 싫어...내 거취 100% 확신 못하겠다" [스춘 MLB]

"거취 100% 확신하지 못하겠다" 단장도 애매한 답변...과연 스니커의 거취는?

2025-09-11     배지헌 기자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사진=MLB.com)

 

[스포츠춘추]

김하성의 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과 내년에도 동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MLB.com에 따르면 스니커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자신의 거취에 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솔직히 모르겠다.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됐던 그가 마음을 바꾼 것이다.

스니커 감독의 계약은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만료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올해가 스니커의 마지막 시즌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올시즌 애틀랜타의 부진한 성적이 오히려 그에게 다른 생각을 갖게 한 것으로 보인다.

스니커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어느 방향으로 갈지 100%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1982년 싱글A팀 앤더슨 감독으로 시작한 감독 커리어를 지금과는 다른 결말로 끝내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론 스니커가 계속 감독을 하고 싶어한다고 해서 반드시 잔류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애틀랜타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진 가운데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단이 다른 방향을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소한 스니커는 빅리그 감독직에서 물러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스니커의 이런 발언은 알렉스 안토풀로스 야구운영부문 단장이 이틀 전 감독의 거취에 대해 애매한 답변을 한 직후 나왔다. ESPN에 따르면 안토풀로스는 9일 "스니커는 나보다 훨씬 오래 애틀랜타에 몸담은 사람"이라며 "그는 평생 브레이브스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안토풀로스는 스니커의 후임 후보에 대한 사전 작업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며 "그런 걸 하거나 고려하는 것조차 완전히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는 애틀랜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하는 말로 보인다.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사진=MLB.com)

스니커는 애틀랜타 구단에서 선수, 코치, 지도자, 감독으로 49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의 통산 800승은 명예의 전당 감독 프랭크 실리(1004승), 바비 콕스(2149승)에 이어 프랜차이즈 역사상 3위에 해당한다.

스니커는 애틀랜타를 6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2018-23)으로 이끌었고 2021년엔 월드시리즈 우승도 안겼다. 많은 이들이 9월 초 은퇴 계획을 발표하고 남은 시즌 동안 그를 기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를 마지막으로 9경기만 남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1년 후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어디로 갈지 확실히 알고 싶다"고 스니커는 말했다.

만약 스니커가 물러난다면 애틀랜타 감독직은 야구인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맷 올슨, 크리스 세일 등 올스타급 핵심 전력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고, 프런트 오피스의 능력도 뛰어나다.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에 이만큼 좋은 환경도 없다.

ESPN은 후임 후보로 현 벤치코치인 월트 와이스, 전 시카고 컵스 감독 데이비드 로스, MLB 네트워크 해설자이자 미국 대표팀 지도자인 마크 데로사, 2022년 마이애미 감독으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스킵 슈메이커 등을 거론했다.

한편 김하성의 애틀랜타 잔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MLB.com은 "김하성이 남은 시즌 동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애틀랜타가 연평균 최소 1600만 달러(약 224억원)의 다년 계약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스니커가 잔류하고 김하성도 남는다면 내년 시즌 둘은 함께하게 된다.

69세의 노장 감독이 과연 마지막 도전에 나설지, 아니면 명예로운 은퇴를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