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엘지!"가 컬러링인 남자...오지환 임찬규 신인 시절부터 지켜봐온 LG 서인석 매니저 [스춘 인터뷰]

10일, 서인석 1군 매니저 400승에 LG 선수단 격한 축하 물세례

2025-09-11     황혜정 기자
LG 서인석 매니저.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잠실=스포츠춘추]

"엘지! 사랑한다 엘지~"

서인석(42) LG트윈스 1군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때 흘러나온 컬러링이다. 통화를 하기도 전에 '엘지 사랑'이 듬뿍 느껴졌다.

서 매니저는 2006년 LG에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해 2021년부터 1군 매니저로 보직 이동했다. 2019년부터 2년 간은 2군 매니저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LG가 대역전승을 거둔 뒤 선수단은 서인석 매니저의 1군 통산 400승을 격하게 축하했다. 선수단이 매니저의 대기록을 챙긴건 이례적인 일. 한바탕 물세례를 받은 서 매니저는 환하게 웃으며 그 순간을 즐겼다.

11일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서 매니저는 "고참인 주장 박해민을 비롯해 오지환, 김현수 등이 이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미소지었다. 서 매니저는 "최근에 차명석 단장님 500승, 염경엽 감독님 600승을 저희 자체적으로 축하드렸을 때, 선수들이 '저희랑 가장 오래 붙어있는 매니저님 승리도 챙기자'고 했다더라"고 덧붙였다. 

그날 받은 물세례는 인생에서 가장 뿌듯하고 행복했던 물세례였다고. 서 매니저는 "그저 정말 감동이고 감격스럽다는 말밖에 못하겠다"며 껄껄 웃었다. 

LG 서인석 매니저가 400승을 기록한 뒤 선수단에 물세례를 받고 얼굴에 흘러내린 물을 닦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벌써 LG에 입사한지 올해로 20년차다. 이미 은퇴한 선수들은 물론, 지금 LG의 중심인 오지환, 임찬규 등을 비롯해 주축으로 떠오른 신민재, 문보경, 문성주, 이정용 등을 신인 시절부터 지켜봐온 서 매니저다. 그는 전력분석원이었을 당시부터 선수들의 사소한 개인사, 가정사, 연애사 등을 들어주고, 부진하는 날엔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서 매니저는 선배이자 형, 그리고 아버지 같은 존재다. LG 관계자들도 "서 매니저가 정말 세심하게 선수단을 잘 챙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수들이 친형처럼 잘 따라줘서 그저 고맙다"고 한 서인석 매니저에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다름아닌 2023년 통합 우승이다. 당시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서 매니저는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 키움히어로즈에 업셋을 당한 뒤 그 다음해 우승을 이뤄내 더 감격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어떤 점이 비슷할까. 서 매니저는 "그 당시엔 야수 쪽에서 김민성 서건창 등 베테랑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신민재 문보경 문성주 등 신진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와 중심 타선에 선다. 투수 쪽에선 손주영과 송승기가 성장했다. 우리가 해낼 것이라는 분위기는 그때나 지금이 같으나 올해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이 포진했다"고 분석했다.

서 매니저는 선수들의 뒷바라지와 행정일을 하는 것을 넘어 선수단에 '트윈스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프런트다. 서 매니저는 "선수들에게 '우리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은 특별하며, 잠실의 주인은 우리다.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는 최강 팀'이라는 얘기를 하며 파이팅을 불어넣는다"며 웃었다.

서 매니저에게 LG는 '안식처'라고. 그는 "20대 중반에 입사해 이곳에서 안 해본 것이 없다. 그 사이에 나도 결혼을 해 자식이 둘인 아버지가 됐고, 중년이 됐다. LG 트윈스는 내게 '안식처'"라고 했다.

올시즌 LG는 리그 1위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직행까지 매직넘버 11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6일엔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기도 했다. 서 매니저는 "선수단 내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과 분위기는 너무나 확고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시즌 LG가 정상에 오르면 통산 네 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1990, 1994, 2023, 2025)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뒤엔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비껴나지만 누구보다 LG를 아끼고 사랑하며 헌신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서 매니저를 비롯한 수많은 LG 프런트다.  

2023년 LG 통합우승 세레머니 장면. (사진=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