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주영, 포수 박동원과 배터리 맞춘다..."포스트시즌 대비 위한 결정" [스춘 현장]
손주영, 10일 두산전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 달성
[잠실=스포츠춘추]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27)이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10승(6패)째를 올리며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이날 손주영은 평소와 다르게 포수 이주헌이 아닌 박동원(35)과 호흡을 맞췄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에 대해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손주영은 박동원과 함께 배터리를 이룬다"고 밝혔다.
평소 이주헌과 호흡을 맞췄을 땐 손주영이 직접 피치컴을 허리춤에 차고 볼배합을 했다. 그러나 최근 5경기 동안 승리를 올리지 못하자, 피치컴을 포수에게 넘겼다. 박동원은 10일 피치컴을 무릎에 차고 볼배합을 했다. 손주영은 이를 그대로 따랐다, 딱 한번을 제외하고.
10승을 올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박)동원이 형의 사인대로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형 사인을 딱 한번 거절했다가 맞을 뻔 했다"며 웃었다.
이날 손주영은 평소 20%초반 비율에 불과한 커브 비율을 크게 늘렸다. 포심 패스트볼을 41구 던졌는데, 커브를 36구나 던졌다. 그런데 이 커브가 잘 통했다. 손주영은 "김광삼 투수 코치님과 동원이 형이 '오늘 네 커브가 좋으니 많이 던지자'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커브 사인이 많이 났고, 그대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10승을 올리며 LG는 선발투수 4명이 모두 10승을 올려 31년 만에 이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손주영은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송승기, 그리고 저의 이름을 LG팬들께서 영원히 기억하시지 않을까 한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향후 손주영의 남은 등판은 두 차례 남짓. 이때도 박동원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손주영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등록 여부는 사실상 확정적인데, 손주영만 모른다. 그는 "엔트리에 들게 되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했다. 손주영이 가을 무대에서 박동원과 호흡을 맞춰 구단의 역사를 또 한번 세울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