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끊어낸 거인 군단은 변함없는 팬들의 따뜻한 배웅 속에 사직으로 돌아간다 [스춘 현장]

고승민 4안타 폭발 김원중 31세이브 기록

2025-09-11     황혜정 기자
경기 종료 후 1루 원정 출입구에서 선수단을 기다리는 롯데 팬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광주=스포츠춘추]

2017년 이후 가을야구와는 인연이 없던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역시 후반기 흔들리며 연패 늪에 빠지자 팬들의 아쉬움은 커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것은 하나였다. 바로 매번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도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팬들의 사랑이다.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롯데는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5연패를 끊었다. 이날 경기의 흐름은 롤러코스터였다.

1회초 고승민의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3회 윤동희와 손호영의 적시타로 3-0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곧바로 4회말 KIA의 베테랑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의 무게추가 흔들리는 순간, 원정석을 가득 채운 롯데 팬들의 응원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6회초, 다시 고승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2사 2루 기회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이날의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타선은 장단 12안타를 터뜨렸고, 고승민은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4안타 경기를 한 고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시즌 31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의 분투도 빛났다. 선발 나균안이 4이닝 3실점으로 내려간 뒤, 정철원–정현수–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내며 팬들의 열띤 응원에 보답했다. 특히 최준용은 1.2이닝을 막으며 팀에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김원중은 1.1이닝 호투하며 한 점차 리드를 지켜내 시즌 31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면 KIA는 선발 김도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1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는 불운을 겪었다. 장단 6안타를 쳐낸 타선에선 베테랑 최형우가 전 구단 상대 홈런을 완성하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연패로 선수들이 부담이 컸을 텐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겨내줬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도 늘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2이닝 호투한 최준용 역시 “이 승리를 계기로 팀이 다시 흐름을 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이날 승리의 또 다른 주인공은 팬들이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원정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선수단 출입구로 몰려와 사직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을 따뜻하게 배웅했다. 성적이 어떻든, 늘 함께하는 팬들의 응원은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큰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