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야구단 타이거스, 에이스 부상 초대형 악재까지? 4회 자진강판 스쿠발 "이런 통증 처음" [스춘 MLB]
왼쪽 옆구리 통증 호소하며 4회 조기 강판..."자진강판은 커리어 처음"
[스포츠춘추]
전현직 인사 8명이 연루된 대규모 성추행 스캔들로 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사이영상 후보이자 에이스인 타릭 스쿠발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전망까지 흔들리게 됐다.
스쿠발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 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4회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뒤 조기 강판당했다. 스쿠발은 3.1이닝 4피안타 4실점에 그쳤고, 경기는 디트로이트의 2대 8 완패로 끝났다.
부상 상황은 갑작스럽게 벌어졌다. 4회 에릭 와가먼을 얕은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스쿠발이 갑자기 왼쪽 옆구리를 잡으며 덕아웃으로 손짓했다. A.J. 힌치 감독과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달려왔다. 스쿠발은 경기 후 "평소에도 경기 중에 여러 가지 아픈 곳이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그냥 사라지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통증은 4회 첫 번째 워밍업 투구 때부터 시작됐다. "편하게 던질 수가 없었다. 시즌 막판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정말로 오래 빠지게 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스쿠발은 "이런 종류의 통증은 처음이었다"며 "그게 경기를 떠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자진 강판은 스쿠발 사전에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스쿠발은 "내가 스스로 경기를 떠난 건 처음이다. 어느 정도 걱정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낙관론도 펼쳤다. "트레이너들과 여러 검사를 했는데 특별히 이상한 건 없었다. 그런 면에서는 희망적이다."
힌치 감독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두려웠다"고 밝힌 힌치 감독은 "마운드에 나갔을 때 무슨 일인지 몰랐다. 타릭이 왼쪽 옆구리가 좀 아프다고 해서 바로 빼기로 했다. 계속 던질 수 있다고 했지만 워밍업 투구조차 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쿠발의 부상은 타이거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유력 후보인 스쿠발은 평균자책 2.26으로 메이저리그 3위, 탈삼진 224개로 2위를 기록 중이다. WAR도 6.5로 메이저리그 투수 중 1위에 올라 있다. 올시즌 6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를 12차례 기록해 구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 2000년) 이후 처음 2년 연속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타이거스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7.5경기차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스쿠발이 빠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2년간 스쿠발이 선발 등판한 정규시즌 경기에서 타이거스는 42승 18패를 기록했다. 특유의 '피칭 카오스'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그것도 확실한 1선발 스쿠발이 있어서 가능한 전략이다.
최근 대규모 성추행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타이거스로선 에이스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빠졌다. 2014년 이후 첫 지구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지만, 스쿠발의 부상 정도에 따라 포스트시즌 전망이 급변할 수 있다. 스쿠발은 "아무것도 없기를 바란다"며 "가능한 한 빨리 이 얘기를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팬들 심정도 마찬가지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