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없는 굴에 누가 왕 할까?’ 두산 양의지 이탈, 타격왕 레이스 요동칠까? [스춘 이슈]

양의지 부상에 레이예스, 문현빈, 안현민, 김성윤, 송성문 등 추월 기회

2025-09-15     이웅희 기자
두산 양의지(사진=두산)

[스포츠춘추]

‘곰 없는 굴에 누가 왕 할까?’

두산 양의지(38)가 쓰러졌다. 치열한 타격왕 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던 선수가 잠시 이탈했다. 스퍼트를 앞둔 시점에서 타격왕 경쟁이 요동칠 수 있다.

양의지가 15일 현재 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반기 41경기에서 타율 0.404를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시즌 타율을 0.338까지 끌어 올리며 치고 나갔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양의지는 NC 시절인 2019년 타율 0.354로 타격왕에 오른 적 있다. 당시 1984년 이만수(0.340)에 이어 두 번째로 포수 타격왕에 올랐다.

6년 만의 타격왕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있던 양의지가 덜컥 부상을 당했다. 지난 13일 창원 NC전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왼 무릎을 맞았다. 바로 교체된 양의지는 불행 중 다행으로 타박상 소견을 받았지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붓기가 있고, 통증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열흘 동안 몸상태 회복에 집중한다.

양의지, 안현민, 레이예스의 타율왕 3파전(사진=두산, 롯데, KT)

규정타석을 이미 채운 양의지는 잔여 경기를 모두 뛰지 않더라도 타율 0.338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경쟁자들이 촘촘한 간격으로 뒤를 잇고 있다. 롯데 빅터 레이예스가 0.330으로 양의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화 문현빈(0.327)과 KT 안현민(0.335), 삼성 김성윤(0.322), 키움 송성문(0.320) 등도 추격 중이다.

7월 타율 0.295, 8월 타율 0.299로 주춤하는 듯 했던 ‘안타머신’ 레이예스가 9월 7경기에서 타율 0.367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다시 끌어 올렸다. 6월에만 타율 0.424를 기록했던 레이예스인 만큼 몰아칠 수도 있다. 올 시즌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문현빈도 팀의 선두 경쟁 속에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기 타격 1위를 지키던 안현민은 부상 후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14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성윤 역시 같은날 홈런을 터트리는 등 최근 3경기 연속안타로 타율을 끌어 올렸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둔 송성문의 방망이도 뜨겁다.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 중이다. 9월 타율 0.333을 기록하며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키움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양의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경쟁자들이 타율 0.338의 벽을 넘어설까. 팀의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각자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하위 키움의 송성문도 빅리그 도전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양의지 이탈과 복귀 속에 타격왕 레이스는 끝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