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투도 합격! 진작 이렇게 던졌다면?’ 한화 ‘78억 투수’ 엄상백 불펜 이동 첫 홀드, PS ‘신의 한 수’ 될까? [스춘 FOCUS]

구원 등판 5경기 만에 첫 홀드, 포스트시즌 쏠쏠한 활용 기대

2025-09-16     이웅희 기자
한화의 78억 FA 엄상백(사진=한화)

[스포츠춘추]

한화 엄상백(29)이 의미있는 첫 홀드를 기록했다. FA(프리에이전트) 78억 투수를 불펜에서 활용하는 것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PS)에서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원투수를 확보한 듯한 분위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엄상백은 한화와 7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한화의 기대가 컸다. 10승 투수의 모습을 바랐지만 엄상백은 부담 탓인지 9월 복귀 전까지 19경기에 등판해 1승7패, 평균자책점 7.42에 그쳤다. 잔여경기 일정 전까지 올린 승수는 단 1승에 불과했다. 엄상백은 2군에도 3번 다녀왔고, 7월에는 불펜으로 이동해 구원등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우승 도전 각오를 밝힌 엄상백(사진=한화)

낙제점을 받았던 엄상백은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뒤 달라졌다. 한달 여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2일 KIA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9월 5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있다.

엄상백은 15일 대전 키움전에선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홀드도 기록했다. 9월 복귀 후 가장 많은 1.2이닝을 책임졌다. 14일 대전 키움전에 이어 이틀 연속 등판하며 연투 능력도 점검받았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의 단조로운 구종 레퍼토리 단점도 1이닝 전력투구로 상쇄시키고 있다. 엄상백은 15일 키움전에서도 불붙은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150km 패스트볼에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한화 엄상백(사진=한화)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는 올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LG와 1위 경쟁까지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통상 선발투수 4명으로 일정을 치른다. 엄상백이 10승을 거뒀다고 해도, PS에선 불펜 대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가 있는 한화 입장에선 엄상백이 PS에서 구원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엄상백이 9월 무실점 완벽 구원투로 한화의 필승카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부진으로 비난을 받던 엄상백의 불펜 이동이 PS에서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