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후계자 오재원? 우완 투수 유망주? 김택연-박준순 2년 연속 대박 터진 두산의 드래프트 선택은? [스춘 이슈]
2년 연속 대박 터뜨린 두산, 투수 자원과 외야수 사이에서 고민할 듯
[스포츠춘추]
두산 베어스는 최근 2년 연속 신인드래프트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2024년 드래프트에서 인천고 우완 김택연을 지명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김택연은 데뷔 첫 해부터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자리잡으며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선택했는데, 박준순 역시 올해 입단 첫 해부터 바로 1군 주전 타자로 올라섰다. 16일 현재 타율 0.297로, 고졸 1년차 신인 타자로는 보기 드문 3할 타율에 도전하며 두산 미래 내야진의 중심축으로 활약 중이다.
2년 연속 성공 스토리를 써낸 두산인 만큼 올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앞의 6개 팀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두산의 옵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대어 박준현(천안북일고)의 전체 1순위 키움행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우완 강속구 유망주인 양우진(경기항공고), 김민준(대구고), 신동건(동산고) 등이 두산 앞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야수 자원 중에서는 거포 내야 자원 신재인(유신고)이 두산 앞에서 지명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두산은 남은 선수들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이론상으로는 올해는 투수 자원을 지명할 차례다. 지난해 1라운드에서 야수 박준순을 지명했고, 현재 내야진에 안재석, 오명진, 이유찬 등 다른 팀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젊은 야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완 강속구 투수 중에서 앞의 팀이 지명하지 않고 두산 차례까지 내려오는 선수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양우진의 경우 잠재력만 보면 당연히 전체 2순위로 NC가 지명할 선수다. 그러나 우측 팔꿈치 피로골절로 현재 재활 중이라 2순위 지명권 사용을 망설일 가능성도 있다. 한 스카우트는 "하위 순번 지명권을 가진 팀 사이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우리 차례까지 양우진이 내려오면 어떡하나'란 말도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런 투수들이 차례까지 내려오지 않으면 두산의 선택지는 전주고 박지훈, 서울고 이호범 등이 남는다. 박지훈은 올해 16경기에서 2승 2패, 52탈삼진, 평균자책 1.77을 기록한 에이스 투수다. 올해 고3 유망주 가운데 박준현 다음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140km 후반대 구속을 꾸준히 유지하고, 제구력도 양호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다만 오버핸드가 아닌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폼 때문에 팀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A구단 스카우트는 "팔 각도가 옆쪽이라 우타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면이 있다. 바깥쪽 공을 던지면 공이 대각으로 형성되면서 멀게 느껴진다"고 했다. 폴 스킨스, 제이콥 미시오로스키 등 최근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옆으로' 던지는 투수들처럼 독특한 팔 각도와 공의 회전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신체조건과 잠재력이 뛰어난 서울고 이호범도 유력한 후보다. B구단 스카우트는 "올해 1라운드 다크호스 중 하나로 150km대 빠른 볼을 던지고 제구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신체조건도 좋고 팔스윙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투구 메커니즘이 좋아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투수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C구단 스카우트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투수"라고 덧붙였다.
만약 1라운드에서 두산 차례까지 돌아오는 투수 자원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면, 팀의 장기적 약점이 될 수 있는 중견수 자원 보강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두산에는 정수빈이라는 주전 외야수가 있지만 내년 36세로 서서히 후계자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 두산 현재 선수 구성상 주전 중견수 그림이 그려지는 선수가 별로 없다. 1차 지명 출신 김대한은 공수에서 발전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석도 중견수 수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 외 전다민, 강현구, 천현재, 양현진, 주양준 등 퓨처스에서 활약 중인 선수 중에도 대형 중견수감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서 유신고 중견수 오재원이 주목받고 있다. 오재원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가 돋보이는 외야수다. 지난해 2학년으로는 유일하게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고 한화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도 나갔다. 빠른 발, 컨택, 송구능력, 타구판단, 수비범위 등 파워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찬사를 받는다. 올해는 타율 0.411(90타수 37안타), 1홈런, 12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결국 두산의 지명은 앞 팀들의 지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올해는 1순위 박준현 외에는 2순위부터 불확실성이 크다. 2순위 NC는 애초 양우진이 유력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NC의 선택에 따라 3순위 한화가 달라지고, 한화의 선택에 따라 4, 5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7순위 두산 앞에 펼쳐질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2년 연속 대박을 터뜨린 두산의 드래프트 '미라클'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 17일 그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