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선수도 악성댓글 안 참아!"...OB 모임 일구회, 무분별한 악플-인신공격에 '법정 대응' 선언

현역에 이어 OB까지... 야구계 '악플 척결' 대연합

2025-09-18     배지헌 기자
선수들이 악성 DM에 고통받고 있다(이미지=ChatGPT 생성)

 

[스포츠춘추]

프로야구계의 '악성댓글 척결' 바람이 현역 선수를 넘어 은퇴선수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단법인 일구회가 은퇴선수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댓글과 인신공격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야구계 전체가 악플러들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김광수 회장이 이끄는 일구회는 18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악성댓글 엄정 대응 방침'을 적극 지지한다며 은퇴선수들을 향한 악성댓글에도 책임 있는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선수협회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손잡고 현역 선수 보호에 나선 데 이어, 이제 OB들까지 법적 방패막을 구축한 셈이다.

일구회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은 언제나 은퇴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악성댓글은 선수와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이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은퇴 후에도 다양한 사회 활동과 후진 양성에 힘쓰는 선수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과 악의적 루머가 선수 개인뿐 아니라 야구계 전체의 이미지까지 해치고 있다는 게 일구회의 판단이다.

이번 대응의 핵심은 탄탄한 법률 지원 시스템이다. 일구회는 법무법인 매헌 최성우 고문 변호사, 법무법인 LKS 이길우 고문 변호사, 법무법인 디딤돌 박지훈 고문 변호사 등과 협력해 반복적인 악성댓글 작성자와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역 선수들이 김앤장이라는 거대 로펌의 보호막을 얻었다면, 은퇴선수들은 여러 법무법인의 집단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은퇴선수들이 당하는 피해는 현역 못지않게 심각하다. 과거 선수 시절 성적을 근거로 한 인격 모독부터 해설이나 방송 활동에 대한 도를 넘은 비난까지, 그 양상이 갈수록 악질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은퇴선수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법적 보호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착각까지 하고 있었다.

일구회는 "온라인 공간은 건전한 소통과 응원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관계 기관 및 유관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은퇴선수들의 명예를 보호하고, 올바른 팬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은퇴선수들의 복지와 권익 보호를 핵심 과제로 삼아온 일구회의 의지가 이번 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현역과 은퇴선수를 아우르는 프로야구계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던 온라인 공간에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선수협회의 김앤장 카드에 이어 일구회의 다중 법무법인 연합까지, 이제 악플러들이 숨을 곳은 정말로 사라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