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프랑스가 휩쓴 발롱도르...남자는 뎀벨레, 여자는 본마티 수상, 18세 야말은 역대 최연소 2위 [스춘 해축]
본마티 3연패, 바르셀로나-PSG 선수들 상위권 장악... 음바페는 7위
[스포츠춘추]
2025년 발롱도르 시상식이 스페인과 프랑스의 각축장이 됐다. 23일(한국시간)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스만 뎀벨레(PSG·프랑스)가 남자부 1위,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스페인)이 2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아이타나 본마티(바르셀로나·스페인)가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8세 뎀벨레의 수상은 극적인 변신의 결과였다. 지난 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그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후 22경기에서 27골을 폭발시켰다. 총 53경기에서 35골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PSG의 역사적인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과거 "드리블이 먼저, 골은 나중"이라던 뎀벨레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뎀벨레는 프랑스인으로는 여섯 번째, 프랑스 구단 소속으로는 장-피에르 파팽(1991) 이후 34년 만의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다.
남자 발롱도르 상위 10위 안에는 바르셀로나와 PSG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3위 비티냐(PSG·포르투갈), 5위 하피냐(바르셀로나·브라질), 6위 아슈라프 하키미(PSG·모로코), 10위 누누 멘데스(PSG·포르투갈), 11위 페드리(바르셀로나·스페인), 12위 크바라츠헬리아(PSG·조지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두 클럽의 성공적인 시즌이 반영된 결과다. PSG는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과 함께 리그1, 쿠프 드 프랑스를 석권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스페인 슈퍼컵, 코파 델 레이를 차지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스널에 결승에서 패했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프랑스)는 7위에 그쳤다. 레알 이적 첫 시즌 44골을 기록했지만 UEFA 슈퍼컵과 인터컨티넨털컵만 획득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발롱도르 수상자 로드리(맨시티·스페인)는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즌을 결장하며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18세 야말이 2위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야말은 발롱도르 시상대에 오른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됐다. 20세에 2위까지 올랐던 호날두, 메시, 지안니 리베라보다 2년이나 빠르다. 여기에 코파 트로피(21세 이하 최우수 선수상)도 2년 연속 수상하며 2018년 제정 이후 첫 2회 수상자가 됐다.
여자부 코파 트로피는 비키 로페스(바르셀로나·스페인)가 수상하며 바르셀로나가 청소년 부문을 석권했다.
한편 여자 발롱도르에서 본마티의 3연패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메시(2009-2012), 미셸 플라티니(1983-1985)에 이어 세 번째 3연패 달성자가 됐다. 2018년 여자 발롱도르 제정 이후로는 처음이다.
본마티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 함께 국내 트레블을 달성했고, 스페인 대표팀으로는 유로 2025 결승에 진출했다.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토너먼트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결승에서는 잉글랜드에 승부차기로 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또 한 번의 빛나는 시즌을 보냈다.
여자부 2위는 마리오나 칼덴테이(아스널·스페인), 3위는 알레시아 루소(아스널·잉글랜드)가 차지했다.
개별상도 두 나라가 나눠 가졌다. 남자부 야신상(최우수 골키퍼)은 지안루이지 돈나룸마(맨시티·이탈리아)가, 여자부는 한나 햄프턴(첼시·잉글랜드)이 수상했다.
요한 크루이프상(최우수 감독)은 남자부에서 루이스 엔리케(PSG), 여자부에서 사리나 비그만(잉글랜드 여자대표팀)이 받았다. 비그만은 잉글랜드를 유로 2025 우승으로 이끌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게르트 뮐러상(최다 득점상)은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스웨덴)와 에바 파요르(바르셀로나·폴란드)가 각각 남녀부 수상자가 됐다.
ESPN의 그레이엄 헌터는 이번 시상식을 "공터 축구의 승리"로 해석했다. 뎀벨레와 야말 모두 동네 공터에서 축구를 시작한 선수들로, 현대 축구에서 보기 드문 즉흥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는 분석이다.
헌터는 "복잡한 시스템과 기술로 답답해진 현대 축구에서 몸짓으로 수비수를 속이는 두 선수가 1, 2위를 차지했다"며 "이들은 축구계의 마술사들"이라고 평가했다.
1956년 첫 발롱도르 때도 스탠리 매튜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레몽 코파 등 기술형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던 역사가 되풀이됐다는 해석이다. 뎀벨레의 수상은 창의성과 개성이 여전히 축구에서 중요한 가치임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