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대신 농담, KT 베테랑의 따뜻한 격려로 만든 '5패' 뒤 감격의 '첫 승' [스춘 인터뷰]
오원석, 81일 만에 11승째 올려
[스포츠춘추=수원]
"전반기만 야구하고 안 할 거냐"
KT 위즈의 젊은 좌완 투수 오원석(24)을 일으켜 세운 건 KT 베테랑들의 따스한 농담이었다.
전반기만 해도 10승(8패)을 챙기며 펄펄 날던 오원석은 후반기 들어 7경기에서 5연패에 빠졌다. 밸런스가 흔들리고 불필요한 동작이 늘면서 무너진 경기들이 이어졌다. 마운드 위에서 힘을 잃어가던 그에게 선배들이 다가왔다.
포수 장성우(35)는 "후반기 푹 쉬네"라며 능청스럽게 농담을 건넸고, 내야수 황재균(38)은 "전반기만 야구하고 안 할 거냐"며 짖궂은 말로 긴장을 풀어줬다. 누군가의 따뜻한 조언보다도, 무겁게 내려앉은 어깨를 가볍게 해준 건 이 ‘웃음 섞인 장난’이었다.
그 힘은 곧장 결과로 이어졌다. 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오원석은 선발로 나서 6.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후반기 첫 승이자 시즌 11승째, 81일 만에 올린 승리였다. 암울했던 흐름 속에서 값진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오원석은 "선배들이 장난을 걸어주셔서 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진지한 조언 대신 던져진 농담이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해줬다는 것이다.
이미 시즌 초반 빠르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커리어 하이’를 써내려가고 있는 오원석. 그는 "시즌 끝나기 전에 1승만 더 하고 싶었는데 오늘 이뤄 다행"이라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연패를 끊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결국, 젊은 투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따뜻한 농담 한마디였다. 경험 많은 선배들의 웃음이 담긴 격려가, 무거웠던 후반기를 반전시키는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