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롯데 홍민기 미스터리, 팔꿈치 문제 아닌 ‘입스(Yips)’...이번이 처음 아니다? [스춘 이슈]
홍민기 스트라이크 못 던져 전력에서 이탈, 불펜 아쉬운 롯데에 아쉬운 이름
[스포츠춘추]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던 롯데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24)가 사라졌다. 1군뿐 아니라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부상이 아닌 입스(Yips)로 인한 이탈이다.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홍민기는 올 시즌 롯데의 최고 히트작으로 주목 받았다. 좌완 투수로 평균 구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전반기 10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선발로 등판하다 불펜으로 이동했고,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무표정으로 묵묵히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려대던 홍민기가 후반기 갑자기 흔들렸다. 후반기 15경기에서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다. 결국 지난달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19일 LG전에서 신민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강판한 게 1군 마지막 등판이 됐다.
당시 홍민기는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해 2군으로 갔다고 발표됐다. 하지만 검진 결과 팔꿈치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홍민기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다. 단 제구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에 따르면 홍민기에게 입스가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입스’란 압박감이 느껴지는 경기 등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근육 경직으로 평소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야구에서는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롯데 관계자는 “홍민기는 최근 검진 결과에서도 정상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2군에서도 실전 등판은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캐치볼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도 홍민기는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홍민기에게 입스가 온 게 처음도 아니다. 예전에도 입스가 와 고생한 적 있다. 롯데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배경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홍민기는 올해 힘들 것 같다.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라며 “2군에서 몇 차례 던지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실전 등판 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시즌은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홍민기의 입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막판까치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선발진에선 빈스 벨라스케즈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불펜에선 ‘믿을맨’ 정철원도 최근 3경기 연속 실점했다. 23일 울산 NC전에서도 0.2이닝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좌완 정현수 홀로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홍민기가 그리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홍민기는 공을 던질 수 없다. 악몽같은 입스에서 벗어나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