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내년 로봇심판 도입 확정! 경기당 2회 챌린지 방식으로...KBO리그와 다른 길 택한 이유는? [스춘 MLB]

모든 투구 아닌 '비디오 판독' 같은 챌린지 방식 선택... 경기당 2번 기회

2025-09-24     배지헌 기자
MLB가 로봇심판을 도입한다(사진=MLB)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에 로봇심판 시대가 열린다. 다만 KBO리그처럼 모든 투구를 기계가 판정하는 방식은 아니다.

MLB 경기위원회는 2026년 정규시즌부터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BS)을 챌린지 방식으로 도입한다고 24일(한국시간) 발표했다. 각 팀은 경기당 2번의 챌린지 기회를 갖게 되고, 챌린지가 성공하면 기회를 잃지 않는다.

이는 현재 사용 중인 비디오 판독과 유사한 개념이다. 기본적으로는 인간 심판이 판정하고, 선수들이 이의를 제기할 때만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 모든 투구를 ABS가 판정하는 KBO리그와는 다른 길을 택한 것이다.

MLB는 2022년부터 트리플A에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테스트했다. 모든 투구에 ABS를 적용하는 완전 자동화와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챌린지 방식이었다. 상당기간 테스트를 거치고 선수들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수들이 모든 투구에 기술을 적용하는 것보다 챌린지 형식을 강하게 선호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인간 심판의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정확성을 확보하겠다는 절충안이다.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는 건 투수, 포수, 타자 등 선수들뿐이다. 감독은 챌린지할 수 없고, 다른 선수들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요청은 투구 직후 즉시 이뤄져야 한다. 테스트 결과 챌린지 한 번당 소요되는 평균 시간은 13.8초 정도로 나타났다.

올해 스프링트레이닝 288경기에선 평균 4.1회의 챌린지가 있었고, 52.2%가 뒤집혔다. 절반 넘는 판정이 바뀐 셈이다. 포수가 56%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였고, 타자 50%, 투수 41% 순이었다. 풀카운트에서 챌린지가 가장 많이 나왔고, 3-0에서는 가장 적었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일수록 오히려 성공률은 떨어졌다. 

연장전에서는 각 이닝 시작 시 최소 1번의 챌린지 기회가 추가로 주어진다. 9이닝에서 2번을 모두 사용한 팀도 10회 시작 때 1번을 더 받는다. 다만 아직 챌린지가 남아있는 팀에게는 추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사진=MLB.com)

다만 이번 결정에 선수들이 전적으로 동의한 것은 아니다. 선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위원회 선수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지 않았다"며 "이는 광범위한 선수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공개한 설문에선 참여한 선수의 63%가 로봇심판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반대에도 로봇심판 도입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11명으로 구성된 경기위원회에는 리그 사무국이 6표, 선수협회가 4표, 심판이 1표를 갖고 있어 선수들이 전원 반대해도 사무국을 표로 이기기 어렵다.

맨프레드는 이날 ABS 도입 공식 발표 후 성명에서 "경기위원회가 야구에서 심판의 핵심 역할을 보존하면서도 중요한 상황에서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과 경기 속도를 모두 고려한 적절한 균형을 찾았다"고 자평했다.

2026시즌부터 메이저리그 팬들은 비디오 판독과 유사하지만 더 즉각적인 새로운 챌린지 시스템을 경험하게 된다. 선수가 볼 판정에 흥분해서 심판과 언쟁을 벌이고,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지르며 퇴장당하는 야구의 전통적인 풍경도 이제는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