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랏! 텅 빈 글러브였다...노시환 비틀기가 굴린 '스노우볼'에 한화, LG에 4-1 대역전승 [스춘 현장]

LG, 매직넘버 3 유지 한화, LG에 2.5경기 차 추격

2025-09-26     황혜정 기자
세이프가 선언된 뒤 환하게 웃는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스포츠춘추=대전]

한화 이글스가 내야수 노시환의 재치있는 동점 득점 활약에 힘입어 LG 트윈스에 4-1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리그 1위 LG와 2.5경기 차로 격차를 좁히며 한국시리즈 직행 희망을 이어갔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 홈경기에서 4-1 역전승했다. 한화는 6회까지 0-1로 끌려가다가, 7회말 1사 후 3루 주자 노시환의 번뜩이는 몸 비틀기로 포수 태그를 피하고 홈을 밟아 소중한 1-1 동점을 올렸다.

그때부터 한화의 기세가 올라갔다. 한화는 이 분위기를 타고 이도윤의 2타점 역전 적시타와 심우준의 번트 안타로 3득점을 더 올려 4-1을 완성했다.

혼돈의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앞서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적시타로 출루한 노시환은 채은성의 좌중간 안타 때 3루까지 밟았다. 이때부터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1사 2,3루에서 후속타자 하주석의 타구가 투수 앞 땅볼로 흘러갔고, 바뀐 투수 LG 김영우가 이를 잡아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려던 노시환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 김영우가 노시환을 몰아가는 선택을 하며 3루수 구본혁에 공을 송구했고, 구본혁이 다시 포수 박동원에 송구했다. 박동원이 노시환을 태그했다. 노시환은 끝까지 홈을 밟았다.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노시환이 홈을 밟기 전 박동원의 태그가 인정된 것이다.

노시환이 세이프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그런데 한화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박동원의 태그 당시 글러브 속에 공이 없었다. 박동원의 오른손에 공이 들려있었으나, 태그는 포수 미트를 낀 왼손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시환의 발이 홈을 먼저 찍었기 때문에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노시환이 재치 넘치게 박동원이 공을 든 손으로 태그하는 것을 피하고, 끝까지 달려 홈을 밟았기에 올릴 수 있는 소중한 득점인 것이다.

세이프가 선언되자 이미 분위기는 한화 쪽으로 넘어갔다. 기세를 올린 한화는 대타 이도윤이 우전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3-1 역전에 성공했고, 1사 1,3루에서 심우준의 번트 안타 마저 LG 수비진의 실수로 성공하며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노시환의 회피 기술이 만든 거대한 '스노우볼'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 호투했다. 뒤이어 구원 등판한 정우주(0.1이닝), 김범수(0.2이닝), 한승혁(1이닝), 김서현(1이닝)이 모두 무실점 호투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의지를 드러냈다. 장단 11안타를 터트린 한화 타선에선 노시환과 채은성이 멀티히트(2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타 이도윤도 1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대타 이도윤의 역전 적시타. (사진=한화 이글스)

LG는 선발 요니 치리노스가 6.1이닝 2실점(1자책)했고, 김영우가 혼돈의 7회에 안타 3개를 얻어맞고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채 2실점했다. 장단 8안타를 뽑아낸 LG 타선에선 홍창기, 오스틴, 문성주가 멀티히트로 분전했지만, 수비 실책이 연달아 나오며 팀이 역전패해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