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 상대 '4구 이내' 8안타 폭격한 LG 작전, 제대로 통했다! [스춘 현장분석]

문동주, 초구 피안타율 0.313 2스트라이크 이후 피안타율 0.151

2025-09-28     황혜정 기자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4안타를 때려낸 LG 홍창기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스포츠춘추=대전]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문동주는 2스트라이크 이후 피안타율이 0.151에 불과할 정도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투수다. 결정구 상황에서 안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하지만 초구나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초구 피안타율은 0.286(49타수 14안타),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무려 0.432(67타수 29안타)까지 치솟는다. LG 트윈스는 이 허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문동주를 공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LG는 아예 초구부터 공격적인 타격을 시도했다.

그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지난 9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전에서 LG는 1회에만 6점을 몰아치며 문동주를 단 0.2이닝 만에 조기강판시켰다.

경기 후 모창민 LG 타격코치는 “문동주가 2스트라이크 이전 피안타율이 높고 이후에는 매우 낮기 때문에, 우리가 하던 대로 공격적으로 치자고 했다. 선수들이 초반부터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4안타를 기록하며 문동주를 상대로도 2안타를 뽑아낸 리드오프 홍창기도 “문동주가 포심 패스트볼을 자주 던지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 공격적으로 타격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LG 타자들은 기다리는 타격보다 빠른 카운트에서 배트를 내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문동주를 상대로 안타를 기록한 타자들은 대부분 4구 이내에 승부를 마쳤다. 홍창기(3구), 오스틴 딘(2구), 김현수(4구), 문성주(3구), 구본혁(3구), 박동원(초구), 박해민(2구), 그리고 다시 홍창기(4구)까지, 8개의 안타 모두 빠른 카운트에서 나왔다.

문동주의 27일 투구 모습.  이날 문동주는 0.2이닝 조기강판하며, 선발 등판 시 자신의 최소 이닝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썼다. (사진=한화 이글스)

문동주의 실투도 LG의 공세를 막지 못한 요인 중 하나였다. 이날 그는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중심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각각 5구, 6구 던졌지만,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몰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문동주의 시즌 커브 스트라이크존 투입률은 62.3%였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80%까지 급증했고, 슬라이더 역시 83.3%가 존 안에 들어갔다. 변화구가 뚝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전략적으로 철저히 준비한 LG 타선과 실투가 잦았던 문동주의 만남은 경기 초반 승부가 갈리는 원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