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설종진 감독, 공개석상서 "FA 내야수 영입 필요"...KIA 박찬호 노리나? [스춘 이슈분석]

키움, 확고한 주전 유격수 부재

2025-09-30     황혜정 기자
키움 설종진 신임감독이 FA 영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1순위로 내야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신임 감독이 공개석상에서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영입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30)의 영입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설 감독은 지난 29일 키움히어로즈 제7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선물로 FA 선수를 받고 싶냐’는 질문에 “(FA 영입)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내야수”라고 밝혔다.

물론 “구단과 진지하게 상의를 해보겠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FA 시장을 통해 내야수 보강을 원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현재 키움이 가장 시급하게 보강해야 할 포지션은 바로 유격수다. 올 시즌 유격수 자리는 신인 어준서가 주로 맡았고, 베테랑 오선진이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빈자리를 채웠다. 어준서는 올 시즌 타율 0.240, OPS 0.636으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지난해 신인으로 1군 유격수로 출장한 2년차 내야수 이재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178, OPS(출루율+장타율) 0.569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문 키움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타격을 겸비한 유격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키움이 FA 자격을 얻게 되는 박찬호 영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찬호는 올 시즌 타율 0.289, OPS 0.730을 기록했으며, 도루도 26개를 성공시키며 뛰어난 주루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설 감독이 강조한 '뛰는 야구'와 '작전 야구'에 완벽히 부합하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경쟁 균형세 제도 중 하나인 ‘연봉 하한액’ 제도 역시 키움의 FA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제도에 따라 키움은 오는 2027년까지 연봉 상위 40명의 총액을 최소 60억 6,538만 원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참고로 올해 키움의 연봉 상위 40인 총액은 56억 7,876만 원이었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FA 영입과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이 불가피하다.

공수주 만능 박찬호의 몸값은 얼마로 책정될까. (사진=KIA 타이거즈)

변수는 박찬호의 '몸값'이다. 현재 KIA 역시 박찬호의 공백을 메울 적절한 대체 자원이 없어, FA 시장에서 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스포츠춘추 취재를 종합하면, KIA를 포함해 약 4개 팀이 박찬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박찬호의 몸값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야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찬호의 FA 계약 규모가 지난해 FA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유격수 심우준의 4년 총액 50억 원을 시작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설 감독에게 FA ‘취임 선물’이 주어질 수 있을까. 키움이 내야 수비의 핵심이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대형 유격수’인 박찬호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올 겨울 FA 시장에서 키움의 행보가 큰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