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라이벌'인데 성적은 하늘과 땅 차이...SSG는 가을야구 확정+상대전적 압도, 롯데는 또 탈락 [스춘 리뷰]

드류 앤더슨 6이닝 1실점 12승, 탈삼진 1위 등극... 3위 확정 매직넘버 '1'

2025-09-29     배지헌 기자
탈삼진 1위로 올라선 앤더슨(사진=SSG)

 

[스포츠춘추]

'유통 라이벌'의 운명이 또 한 번 엇갈렸다. SSG 랜더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안방에서 4대 2로 제압하고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롯데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 팀의 대결은 단순한 한 경기 승부를 넘어, 2021년부터 이어진 라이벌 구도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SSG와 롯데의 '유통 라이벌' 더비는 SSG의 모기업 신세계그룹이 2021년 1월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라이벌이라 부르기엔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SSG는 창단 이후 롯데를 상대로 47승 3무 30패 승률 0.610의 압도적 우세를 기록 중이다. 최종 성적이나 상대 전적에서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다.

SSG는 창단 첫 해인 2021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페넌트레이스 최종 순위 6위로 8위에 그친 롯데를 앞섰다. 상대 전적도 10승 5패 1무로 일방적이었다. 창단 2년차인 2022시즌 김원형 감독의 지휘 아래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롯데 상대로도 10승 5패 1무로 2년 연속 우위를 이어갔다.

2023시즌에도 SSG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반면 롯데는 7위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2024시즌 SSG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불발됐지만 최종 성적은 7위 롯데를 다시 한 번 앞섰다. 상대전적도 9승 1무 6패로 우세했다. SSG 창단 이후 5년간 가을야구 진출 세 차례를 기록한 반면, 롯데는 5년 내내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는 유통 라이벌의 극명하게 엇갈린 처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미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적인 SSG와 전날 두산전 패배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롯데의 대결에서 SSG는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SSG는 73승 4무 63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4위를 확보, 2023년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2024시즌 5위 결정전까지 치렀으나 KT 위즈에 밀려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던 설움을 털어냈다. 올해 롯데전 상대 전적 역시 10승 6패로 또 한 번 우세를 점했다.

전날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배하면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롯데는 66승 6무 71패, 7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2018년부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롯데 가을야구 탈락의 상징인 '비밀번호'도 '7-10-7-8-8-7-7-7'로 8자리로 늘어났다. 

승리의 세레머니(사진=SSG)

SSG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은 6이닝 1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시즌 12승(7패)째를 따냈다. 시즌 탈삼진 수를 245개로 늘린 앤더슨은 한화 이글스의 괴물투수 코디 폰세(242개)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SSG는 1회말 2사 1, 2루에서 고명준의 우전 적시타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고, 최지훈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3대 1로 역전했다. 5회말에는 한유섬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8회초 롯데는 선두타자 박찬형의 볼넷과 노진혁, 한태양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했다. 하지만 신윤후의 본헤드 플레이로 흐름이 끊겼다. 노진혁의 대주자로 투입된 신윤후는 고승민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하지 않고 홈으로 내달리다 아웃됐다. 2점차로 뒤진 무사 1, 2루 기회가 어이없는 주루사로 날아갔다. 위기를 잘 넘긴 SSG는 9회초 마무리 투수 조병현을 투입해 4대 2 승리를 지켰다. 

SSG는 3위 확정 매직넘버도 '1'로 줄였다. 30일 SSG가 키움 히어로즈에 승리하거나, 4위 삼성 라이온즈(73승 2무 67패)가 KIA 타이거즈에 지면 그대로 3위가 확정된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하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다.

유통 라이벌의 운명은 이렇게 또 한 번 엇갈렸다. SSG는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고 3위 역시 거의 확정적이다. 롯데는 7위로 올해도 10월을 야구 없이 보내야 한다. SSG 창단 이후 5년간 압도적인 우위는 계속되고 있다. 유통 라이벌이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의 일방적인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