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반지 4개' 현역 최다승 명장, 텍사스와 결별...이정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지휘봉 잡을까 [스춘 MLB]
202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끌었지만 최근 2년 부진, 이정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행?
[스포츠춘추]
명예의 전당급 명장 브루스 보치가 텍사스 레인저스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텍사스 구단은 30일(한국시간) 구단과 보치 감독이 상호 합의로 감독직을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보치 감독의 텍사스 시절은 2023년 프랜차이즈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화려하게 시작됐지만, 이후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맞았다. 올해 70세가 된 보치 감독은 텍사스와 맺은 3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었다. 텍사스 구단은 보치 감독에게 프런트 자문 역할로 구단에 남을 것을 제안한 상태다.
크리스 영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브루스 보치는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이며, 2023년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옴으로써 레인저스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보치 감독 아래 선수로 뛰었던 영 사장은 단장 부임 이후 보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보치가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우리 구단에 품격과 존경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의 명예의 전당 경력의 일부가 된 것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치 감독은 현역 감독 최다승의 주인공이다. 올해까지 통산 2252승 2266패를 기록했으며, 승수 기준으로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그보다 앞선 5명의 감독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최근 60년간 보치보다 많은 월드시리즈 우승(4회)을 차지한 감독은 없으며, 그보다 우승이 많은 감독도 조 매카시, 케이시 스텐겔, 코니 맥뿐이다.
보치 감독은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13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2010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그 전에는 샌디에이고에서 12시즌을 보내며 한 차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 3년 만에 텍사스의 제안을 받고 현장에 복귀했고, 첫해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텍사스에서 249승 237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주 언론 인터뷰에서 보치 감독은 "지금만큼 재미있었던 적이 없다"며 "3년간 떠나 있으면 더 깊은 감사를 느끼게 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깨닫게 된다. 정말 재미있었고, 여전히 사랑하고,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직을 그만둘 준비가 된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런 보치를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샌프란시스코 복귀설이다. ESPN에 따르면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년 차 밥 멜빈 감독을 해임했다. 자이언츠 역시 올시즌 81승 81패로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버스터 포지 야구운영부문 사장이 후임 감독 후보 명단을 작성하면서 보치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포지 사장 역시 현역 시절 보치 감독의 선수였다. 2012년 내셔널리그 MVP이자 7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포수 출신인 포지는 메이저리그 12시즌 중 마지막 해를 제외하고 모두 보치 감독 밑에서 뛰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010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이룬 우승 콤비다.
포지 사장은 후임 감독 선임 일정에 대해 "제대로 하고 싶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치 감독의 상황에 대해서는 "그의 상황을 아직 모르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프랜차이즈 최다 승수인 107승을 거두며 106승을 기록한 LA 다저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도, 5할 이상 승률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텍사스의 후임 감독 후보로 스킵 슈메이커를 거론했다. 45세인 슈메이커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에 야구운영부문 수석 자문으로 합류했다. 2023년 마이애미 말린스를 84승 78패로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영 사장은 슈메이커가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단 내부에서 아직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보치 감독이 다시는 감독직을 맡지 않는다면, 그의 경력은 통산 2252승 2266패, 월드시리즈 우승 4회, 리그 우승 5회, 올해의 감독상 1회로 마무리된다. 이것만으로도 명예의 전당 헌액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다면, 그의 이야기는 또 다른 챕터를 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