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야구장 안전 걱정말아요...KBO, 포스트시즌 앞두고 구장 안전 점검 강화 "2주간 점검 실시" [스춘 이슈]
2주간 전문가 주관 점검 실시... "사전 위험 요인 선제적 제거"
[스포츠춘추]
KBO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구장 시설 안전 점검에 나선다.
KBO는 오늘부터 약 2주간에 걸쳐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구장들에 대한 전면 점검을 실시한다고 1일 발표했다. 스포츠안전재단의 추천을 받은 민간 전문가가 주관하고, KBO 경기운영위원과 각 구장 시설 담당자가 동행한다.
KBO가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다. 올해는 유독 야구장 안전사고가 많았다. 3월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7월에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낙하물 사고가 발생했다. 9월 17일에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루측 익사이팅존 그물망 기둥이 관중석으로 쓰러지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다행히 관중 입장 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약 경기 중이었다면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창원 참사 이후 실시된 전국 야구장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용기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부 관리 주체들이 부실한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문제가 된 곳은 2위 한화 이글스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다. 관리 주체인 대전시는 6월 1차 자체점검에서 위험 요인을 '0건'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7월 27일 해당 구장에서 낙하물 사고가 발생한 뒤 긴급점검에서는 17건의 위험 요인이 갑자기 발견됐다. 한 달 사이에 같은 구장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후 국토부 합동점검에서는 점검 매뉴얼 미준수, 사전조사 미흡, 체크리스트 및 이력관리카드 미작성 등 구조적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점검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지만 실상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의미다.
5위 싸움 중인 KT 위즈 홈구장 수원 KT위즈파크는 안전관리 전담 인력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이 부족한 다른 인력이 안전관리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었다. 6월 전국 13개 야구장 자체 안전점검 과정에서도 전광판, 통신 설비, 간판 등 부착물의 안전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비전문 인력이 점검을 담당한 경우가 있었다.
KBO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대구 사고 당일인 17일 전 구단에 구장 그물망 설치 상태와 고정 장치 및 구조물에 대한 긴급 점검을 요청했고, 21일에는 라팍 그물망 기둥에 대한 수리 작업을 점검하고 23일부터 경기 정상 진행을 결정했다. 이날 점검에는 KBO, 삼성, 구조검토업체와 감리업체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건축물 구조공학 전문가가 파견되어 그물망을 포함한 각종 기둥과 구조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꼼꼼히 실시했다. 그리고 이번엔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안전 점검까지 시작했다.
KBO는 "이번 안전 점검을 통해 각 구장의 사전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기간 중 관람객과 선수단 및 관계자들에게 안전한 구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남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기간 중에도, 팬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10개 구단과 공조해 안전 점검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