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한화를 우승으로 이끌 투수" 마무리 위로한 김경문 감독 [스춘 현장]

노시환 전경기 출전 도전, 박준영 선발 등판

2025-10-03     배지헌 기자
한화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스포츠춘추=수원]

"김서현은 언젠가 한화를 우승으로 이끌 투수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충격의 구원 실패로 상심한 마무리 투수 김서현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마디를 건넸다. 김서현이 아니었으면 올해 한화가 이런 성적을 낼 수 없었고, 언젠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한화를 우승으로 이끌 선수라고 격려했다.

한화는 10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한화는 1일 열린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5대 2로 앞선 9회말 2아웃 이후 마무리 김서현이 SSG 신예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투런 홈런 2방을 맞고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1위 LG 트윈스와 승차 0.5경기 차로 좁히고 1위를 넘볼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웃 하나를 남겨놓고 승리가 날아가는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만약 이 경기를 이겼다면 한화는 이날 KT전까지 승리하면 1위 LG와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1위 결정전을 통해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였지만 공 하나에 날아간 것이다. 팬들은 물론 선수단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의 투수 기용 판단부터 구원 실패한 김서현을 향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다만 경기를 지켜본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당시 상황에서 다른 결정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서현은 이미 연투한 상황이었지만, 우승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3연투라고 마무리투수를 쓰지 않을 감독은 없다. 만약 다른 투수를 투입했다가 졌다면 그것 역시 비난받을 일이었다.

게다가 김서현은 2아웃을 가볍게 잡고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은 상황이었다. 상대 타자도 내로라하는 강타자가 아닌 통산 0홈런인 선수(현원회)와 신인 선수(이율예)였기에 2점 홈런 두 방을 맞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종의 불운한 '사고'가 하필 최악의 타이밍에 터졌다고 봐야 한다.

김 감독은 김서현을 감쌌다. "비난이 있는 건 알지만, 김서현이 마무리 투수로 이 정도 성적을 내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 위치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두둔한 김 감독은 "김서현은 언젠가 코리안 시리즈 7차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투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런 경험도 할 수 있는 거다. 타이밍이 아쉬워서 그렇지, 어느 선수든 아픔을 겪어봐야 한다. 아픔 없이 무조건 처음부터 잘되고, 다 이기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경험을 통해서 더 강해져서, 나중에 김서현이 우리 한화를 우승으로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김서현. (사진=한화 이글스)

한편 이날 열리는 경기는 이미 순위가 정해진 한화 입장에서는 보너스 게임이지만, 상대팀 KT 위즈 입장에서는 중요한 운명이 걸린 경기다. 5위 NC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6위 KT는 이 경기를 반드시 이긴 뒤 NC가 SSG를 상대로 한 최종전에서 지거나 무승부로 끝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굳이 베스트 멤버를 기용할 이유가 없는 한화는 이날 그간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원석(중견수)-권광민(1루수)-최인호(좌익수)-노시환(3루수)-이진영(지명타자)-이도윤(유격수)-김태연(우익수)-허인서(포수)-황영묵(2루수) 순으로 라인업이 짜였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가운데 4번 타자 노시환만 정상적으로 선발 출전한다. 노시환은 올 시즌 143경기에 출전했고, 이날 경기까지 출전하면 데뷔 첫 전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다. 김 감독은 "노시환은 우리 팀 주전 선수 중에 거의 전경기를 뛴 선수다. 수비에서도 몇 이닝 정도만 빼면 전부 3루수로 경기를 끝까지 뛰었다"면서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 같다"고 밝혔다.

내야수가 전경기에 출전하는 건 쉽지 않은 기록이다. 노시환은 지명타자로 출전한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142경기에 전부 3루수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젊었을 때나 가능하지, 수비를 그렇게 많이 소화한다는 게 나중에 나이 들면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감탄했다. 이어 "우리 팀에서 나중에 다년 계약도 해야 할 선수 아닌가"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선발 투수는 우완 박준영이 나선다. 박준영은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망주 출신으로, 2023시즌 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이날 첫 1군 등록과 함께 선발 등판한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2홀드 평균자책 5.47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서 기대를 하고 있는 투수다. 신체조건도 좋고, 올해보다는 내년을 보고 우리 한화가 기대하는 투수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날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관해 김 감독은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그동안 경기에 많이 못 나왔던 선수들, 팀을 위해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위주로 기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해줄지, 앞으로 어떻게 기용할지도 생각해보려고 한다. 포스트시즌 엔트리도 정해야 하지 않나. 선수들이 어떻게 풀어가는지 보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