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은 양키스의 힘? 가족 욕하는 악플에 8이닝 12K 역투로 응답한 신인투수 "이제 할말 없지?" [스춘 MLB]

슐리틀러 "가족 공격당했다"며 분노의 역투, 분 감독은 "우린 좋은 팀" 반박

2025-10-04     배지헌 기자
캠 슐리틀러(사진=MLB.com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뉴욕 양키스의 포스트시즌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싸움이다. 24살 신인 캠 슐리틀러는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의 온라인 공격을 받고도 8이닝 무실점으로 맞받아쳤다. 애런 분 감독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해설자가 "양키스는 좋은 팀이 아니다"고 한 발언에 "그가 틀렸다"고 일갈했다. 장외의 잡음을 그라운드 위 승부욕으로 바꾸는 양키스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이 4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슐리틀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보스턴 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가족을 공격한 것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3일 밤 한 레드삭스 팬 계정이 슐리틀러의 어머니를 조롱하는 글이 온라인에 퍼졌다. 슐리틀러는 보스턴 근처 매사추세츠주 월폴이 고향이다.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는 경기 40분 전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대응하지 말라고. 그리고는 마운드로 올라가 와일드카드 3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2개 삼진에 볼넷 하나 없었다. 양키스는 4대 0으로 이겨 보스턴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슐리틀러는 가족이 받은 악플이 "100퍼센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달랐다. 앤디 페티트 코치에게 다짐했다. 절대 안 진다고. 그게 불을 붙였다."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은 통쾌했다. "더러운 물 마시는 중." 보스턴의 승리송 '더티 워터'를 비튼 것이다. 슐리틀러는 경기 후 이렇게 말을 맺었다. "하지만 결국 이젠 그들이 할 말이 별로 없을 것이다."

애런 분 감독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면서 "다른 팬들이 우리 선수들을 공격했다면 좀 더 괜찮았을 것이다. 보스턴이라서 더 실망스럽다"고 일갈했다.

애런 분 감독(사진=MLB.com 방송화면)

한 성격 하기로는 애런 분 감독도 만만치 않다. 분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여기 위쪽 사람들 생각과 달리 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토론토를 겨냥한 발언이다. 양키스 내야 수비에 대한 질문에 답하던 중이었다.

토론토 전담 채널 스포츠넷 해설자 벅 마르티네스가 9월 9일 중계 중 양키스를 두고 "좋은 팀이 아니다. 기록이 어떻든 상관없다. 폭투가 많고 수비에서 실수가 많다"고 한 게 발단이었다. 기자가 이 말을 팀에 전했느냐고 묻자 분 감독은 명확히 말했다. "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안다. 틀렸다. 하지만 중요치 않다. 우린 경기를 해야 한다."

마르티네스가 그 말을 한 날, 양키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 2대 12로 참패했다. 그 뒤 양키스는 14승 2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8경기를 모두 이기며 94승 68패로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에 올랐다.

5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디비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마르티네스는 스포츠넷 해설 부스에 앉는다. 자신이 "좋은 팀이 아니다"고 말했던 양키스와 토론토의 경기를 중계하게 된 것이다. 장외의 소음을 연료로 바꾼 양키스가 이번 시리즈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