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어드밴티지' 삼성 승리확률 84%? 하지만 상대는 기적의 팀 NC다 [WC 프리뷰]
4위 삼성과 5위 NC, 6일 대구서 격돌... 홈런공장 라팍이 변수, 시뮬레이션은 삼성 압도적 우세
[스포츠춘추]
치열한 5강 싸움을 뚫고 살아남은 두 팀이 포스트시즌 열차 위에서 만났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6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한 번만 발을 헛디뎌도 바로 '아웃'되는 살떨리는 승부. 이미 모든 힘을 쏟아냈지만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다 쏟아내야 내일이 있다. 특히 1차전만 이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삼성과 달리, NC는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연달아 이겨야 한다. 부담이 다르다.
두 팀은 정규시즌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삼성이 74승 2무 68패 승률 0.521로 4위, NC가 71승 6무 67패 승률 0.514로 5위를 차지했다. 팀 간 맞대결 전적도 삼성이 9승 7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9연승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가을야구를 쟁취한 NC의 기세가 변수다.
홈런공장 라팍, 삼성에게 최고의 무대
이번 시리즈의 숨은 주인공은 경기장이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리그 최고의 홈런공장이다. 올 시즌 총 171개의 홈런이 나와 대표적인 홈런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필드(146개)보다도 많았다. 각종 파크팩터 상으로도 랜더스필드와 함께 가장 타자친화적인 지표를 보였다.
삼성은 홈에서만 무려 96개의 홈런을 생산했다. 원정경기(63개)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홈런을 홈에서 때려냈다. 르윈 디아즈(32개), 김영웅(12개), 구자욱(11개), 박병호(11개) 등 홈에서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가 4명이나 된다. 이런 홈런 파워를 앞세워 홈경기에서 41승 30패로 좋은 승률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2경기 모두 홈에서 열린다는 건 삼성에게 아주 유리한 조건이다.
투수는 상대의 홈런을 억제하고 타자들은 홈런을 때려내는 게 이번 시리즈의 핵심이다. NC 입장에서 홈런왕 디아즈를 시리즈 동안 침묵시킬 수 있다면 큰 성공이다. 물론 디아즈 견제에 집중하다가 나머지 타자들에게 큰 것을 맞을 수도 있다. NC의 경우 지난 시즌 홈런왕 맷 데이비슨이 존재한다. 데이비슨은 올해 라팍에서 6경기 동안 3개의 홈런을 날렸다.
홈런의 삼성 vs 도루의 NC
그렇다고 삼성이 홈런만 치는 팀은 아니다. 삼성은 팀 타율 0.271로 NC(0.260)보다 우세하다. 출루율도 0.353으로 NC 0.344보다 높다. 단기전에서는 삼진을 적게 당하고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데, 삼성의 BABIP는 0.315로 NC(0.309)보다 높다. 타석당 삼진율도 삼성 19.2%, NC 19.6%로 근소하게 삼성이 우위다.
다만 뛰는 야구는 NC가 큰 차이로 우세하다. NC는 시즌 도루 186개로 삼성(98개)의 두 배 가까운 도루를 기록했다. 삼성이 홈런이 많은 팀 특성상 뛸 필요를 적게 느꼈다고 해도, 도루시도율이 NC 14.2%, 삼성 6.7%로 차이가 크다. 도루 저지율도 NC는 26.5%로 2위인데 삼성은 14.4%로 8위다. NC가 이번 시리즈에서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 이닝이터 후라도 vs 건강한 구창모
선발투수는 삼성 아리엘 후라도와 NC 구창모의 맞대결이다. 후라도는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다. 시즌 15승 8패 평균자책 2.60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NC 상대로도 4경기에서 완봉 1회를 포함해 3승 무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한 천적이다. 다만 가장 최근인 9월 18일 대결에서는 6이닝 4실점으로 다소 고전했다.
NC 선발은 좌완 구창모다.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던질 때는 류현진, 김광현 부럽지 않은 구창모는 최근 마운드에서 조금씩 이닝수를 늘려가면서 위력을 찾아가는 중이다. 9월 30일 KT전에서는 구원으로 나와서 4이닝 9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팀의 5위 등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삼성 상대로도 1경기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호투를 펼쳤다.
구창모는 홈런 억제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9이닝당 피홈런 0.63개로 좀처럼 홈런을 맞지 않는다. 올해는 좌타자 상대 기록이 우타자 상대보다 안 좋았지만 표본이 4경기 뿐이라 크게 고려할 필요는 없다. 디아즈를 비롯해 구자욱, 김영웅, 김성윤, 류지혁 등 주축 타자들이 좌타자 위주인 삼성으로서는 까다로운 상대다.
불펜은 기록상으로는 삼성이 평균자책 4.48, NC가 4.55로 삼성이 다소 우세하지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NC는 마무리 류진욱이 부상으로 시즌 후반 이탈하면서 마무리 부재 상황이다. 김진호가 대체 마무리 역할을 했지만 단기전에서는 특정한 투수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카드를 사용할 전망이다. 김영규, 전사민, 배재환 등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젊은 투수들의 존재가 장점이다. 아직 긴 이닝 피칭이 어려운 구창모 바로 뒤에 누굴 붙일지도 지켜볼 대목.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이 후반 들어 안정감을 찾아가는 게 플러스 요인이다. 여기에 불펜으로 나와서 최근 투구내용이 좋았던 양창섭(후반기 불펜 평균자책 0.37), 광속구를 자랑하는 신인 좌완 배찬승이 불펜 운영의 키가 될 전망이다.
X-팩터: NC는 김휘집, 삼성은 이재현
NC는 3루수 김휘집이 다크호스다. 김휘집은 시즌 17홈런으로 만만찮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특히 후반기 OPS 0.884로 전반기(0.695)보다 뒤로 갈수록 공격 상승세를 탔다. 뜬공 대비 홈런 비율이 팀내 상위권인 펀치력 좋은 타자로 데이비슨, 김형준, 김주원과 함께 NC 타선에서 경계 대상이다.
삼성은 우타자 유격수 이재현이 타선의 키다. 시즌 후반 확연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라팍에서 의외의 큰 것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를 보유했다. NC 투수들 상대로도 대체로 강한 모습을 보여와 이번 시리즈에서 의외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한 카드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삼성 승리 84.18%
스포츠춘추는 삼성과 NC의 정규시즌 피타고라스 기대승률을 기반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리즈 승리 확률을 계산했다.
우선 1차전에서 삼성이 끝낼 확률은 60.23%로 압도적이다. 삼성이 1차전에서 져도 2차전 승리해 시리즈를 이길 확률도 23.95%로, 삼성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84.18%에 달한다. 반면 1차전을 NC가 잡고 2차전에서도 NC가 승리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은 15.82%에 불과하다. 4위팀 어드밴티지가 있는 삼성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시리즈다.
물론 NC는 기적의 9연승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기적의 팀이다. 9월 25일 3.5%였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100%로 만든 팀이 바로 NC인 만큼 결과를 속단할 필요는 없다. 라팍 안방에서 승리를 노리는 삼성과 정규시즌의 기적을 가을로 이어가려는 NC의 대결. 숫자는 삼성을 가리키지만, 야구는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