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안타만 치고도 이기는 야구가 있다...원태인이 멱살 잡고 끌어올린 삼성, NC 잡고 준PO행 [스춘 WC2]

역대 PS 최소안타 승리 기록, 볼넷 5개로 3점...와일드카드 업셋 막았다

2025-10-07     배지헌 기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사진=삼성)

 

[스포츠춘추=대구]

2년 연속 와일드카드 업셋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의 환상적인 피칭과 불펜의 호투에 힘입어 NC 다이노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은 10월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NC에 3대 0 승리를 장식했다. 이날 삼성 타선은 1회말 이재현의 선두타자 안타가 팀의 유일한 안타였지만, 마운드의 원태인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NC 타선의 공격을 막아냈다.

원태인과 NC 외국인 선발 로건 앨런의 선발 맞대결.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기 전 많은 비가 내리면서 45분 지연 개시했다. 선발투수가 경기를 준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원태인은 강력한 피칭으로 초반부터 NC의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타자 김주원을 150km 강속구로 삼진 처리한 데 이어 2번 최원준도 빠른 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맷 데이비슨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 실점 없이 1회를 넘겼다.

삼성 타선도 1회말 공격에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 이재현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홈런왕 르윈 디아즈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지만, 로건이 제구 난조에 시달리면서 삼성의 득점 찬스가 이어졌다. 김영웅이 볼넷을 얻어 만루를 채운 뒤 이성규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강민호도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면서 삼성이 2대 0으로 먼저 앞서나갔다. 전날과는 확실히 다른 초반이었다. 로건은 1회 볼넷 4개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 타이 기록을 세웠다.

1회 흔들린 로건은 2회부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공격적인 승부와 수비수들의 좋은 플레이에 힘입어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좀처럼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원태인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경기 흐름이었다. 그러나 원태인은 에이스답게 강력한 구위로 NC 타선을 막아내며 흐름이 넘어갈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4회초였다. 안타 2개로 2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NC 벤치는 서호철을 빼고 정규시즌 원태인에게 강했던 좌타자 오영수를 대타로 투입했다. 여기서 원태인은 초구, 2구 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2-2에서 5구째 빠른 볼을 던져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잡아냈다. 실점 없이 넘어갔다.

6회에도 다시 한번 위기가 왔다. 1사 후 박민우의 볼넷과 데이비슨의 몸에 맞는 볼로 주자 두 명이 루상에 나갔다. 여기서 NC 벤치는 다시 한번 대타 카드를 꺼냈다. 권희동을 빼고 원태인에게 강했던 박건우를 대타로 투입했다. 투구수가 100구에 가까워진 만큼 교체도 고민해볼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 벤치는 원태인을 계속 믿고 맡겼고, 원태인은 7구 승부 끝에 147km 빠른 볼로 박건우를 삼진 처리했다. 큰 산을 넘었다. 이어 이우성의 우익선상 쪽 타구를 우익수 김성윤이 호수비로 처리하면서 원태인의 6이닝 무실점 피칭이 완성됐다.

2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삼성은 8회말에도 안타 없이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6이닝 연속 퍼펙트 행진을 깼고,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로 보냈다. 여기서 바뀐 투수 좌완 하준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김헌곤이 기습적인 3루 도루에 성공했고, 김성윤이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김헌곤을 불러들이면서 안타 없이 추가득점했다. 삼성이 3대 0으로 달아난 장면이다.

원태인이 내려간 뒤 불펜 이어 던지기도 성공적이었다. 7회초 2사 1루에선 김주원 타석에 좌완 이승민을 투입해 위기에서 벗어났고, 8회초에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맷 데이비슨을 겨냥해 헤르손 가라비토를 투입해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9회에도 올라온 가라비토는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병살타와 내야 땅볼로 후속타자를 막아내고 삼성의 3대 0 승리를 확정했다.

김헌곤의 쐐기 득점(사진=삼성)

선발 원태인은 6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막고 데뷔 첫 와일드카드 승리를 거뒀다. 이날 KBO가 선정한 데일리 MVP도 원태인이 가져갔다. 삼성은 타선이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안타 승리(1개) 기록을 세우는 빈타에 시달렸지만, 볼넷으로 얻은 찬스를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승리를 장식했다.

NC 선발 로건 앨런은 1회 2실점 뒤 이후 5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6이닝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NC 타선에선 허리 부상을 참고 경기에 나선 박민우가 멀티히트를, 이우성도 2안타를 기록했지만 찬스에서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삼성은 와일드카드 1차전 패배 뒤 2차전을 잡으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8일 이동일을 거쳐 9일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3위 SSG 랜더스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