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날의 실책을 지운 '간절함'...수염 기른 NC 김휘집의 17일 [스춘 FOCUS]
올 시즌 '커리어하이' 김휘집, WC서 수차례 '호수비'
[스포츠춘추]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휘집(23)이 2022년의 아픔을 지운 채, '간절함'의 상징인 수염을 기르고 2025년 가을야구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보여준 김휘집의 수비는 단순한 ‘호수비’를 넘어, 성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었다.
김휘집은 지난 6일과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틀 내내 그는 여러 차례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며 팀에 공헌했다.
1차전에선 3회말, 3루 선상으로 빠르게 날아간 이성규의 타구를 순발력 있게 잡아낸 플레이는 실점 위기를 막은 장면이었고, 5회말엔 내야 깊숙한 타구를 포구한 뒤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NC 선발 구창모의 박수를 이끌어낸 호수비였다. 2차전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2차전에선 안타도 하나 뽑아냈다.
이러한 수비는 단순히 기술적인 완성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김휘집은 2022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한국시리즈(KS)에 출전했을 당시, SSG랜더스와 KS 3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으로 팀의 패배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당시의 기억은 젊은 선수에게 큰 부담으로 남을 수 있었지만, 그는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더 강해졌다. 그리고 3년 뒤 다시 찾아온 가을야구 무대에서 그는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 김휘집은 NC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으며 142경기에 출전, 타율 0.249, 1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69를 기록했다. 홈런 부문에선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올렸고, 특히 정규시즌 막판인 9월 이후엔 타율 0.328로 팀의 9연승을 견인했다. 공·수 양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NC의 정규시즌 9연승이 처음 시작된 지난달 21일부터 김휘집은 수염을 깎지 않았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7일째 면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수염을 깎지 않은 동안 팀이 계속 승리했기에, 김휘집은 '부적'처럼 면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그의 간절한 승리 의지와 팀 분위기를 대변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김휘집은 더 이상 실책의 그림자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뜨거운 응원과 긴장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운영하는 그의 모습은, NC가 더 높은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김휘집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