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변수에 수중전 된 가을야구, 타자들은 '감각 실종' 울상-투수들은 '추가 휴식' 방긋? [스춘 준PO2]
SSG "타격감 회복 절실", 삼성 "불펜 운영 여유 생겨"
[스포츠춘추=인천]
중요한 포스트시즌이 시작부터 계속되는 비 때문에 꼬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가 제 시간에 열리지 못하거나 우천 취소되면서 양 팀 모두 변수를 떠안았다.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준PO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SSG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천으로 받는 영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숭용 감독은 "컨디션 관리가 관건"이라며 "정규시즌 종료 후 비 때문에 야외 배팅 훈련을 못했다"고 했다. 우천으로 2차전이 취소됐던 10일에도 하루종일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덮여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렸던 6일과 7일에도 비로 인해 경기가 지연 개시됐다. 야외 훈련에 적합했던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경기 감각 회복이 절실했던 SSG로서는 악재였다. 정규시즌 3위로 먼저 올라와 와일드카드를 치른 삼성을 기다리는 동안 감각이 무뎌진 상황에서, 비까지 겹치며 타선이 얼어붙었다. 지난 1차전에서도 고명준의 2점 홈런을 제외하면 득점이 없었다. 타격감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날 오전부터 비가 옅어지며 양 팀은 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인 훈련 일정을 소화했고, SSG는 홈런 2방 포함 6안타를 기록하며 타선에 불을 붙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타선 같은 경우 감각이 유지되는 게 좋을 수 있다." 삼성 역시 야외 타격 훈련 소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천으로 인한 휴식으로 타격감이 식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수진에는 오히려 단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투수 쪽에선 하루 정도 쉬면 체력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면 불펜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와일드카드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 입장에서는 투수진이 추가 휴식을 얻은 셈이다. 물론 먼저 올라와 기다리던 SSG로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박 감독은 "비가 오지 않는 컨디션 좋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천 변수로 한 경기씩을 쉬어간 이날 경기에서 SSG가 김성욱의 홈런으로 4대3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승 1패를 나눠가진 두 팀은 이제 대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