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km/h '쾅!'...구원 '2G 6이닝 10K 무실점'→'PO MVP' 문동주, "불펜, 수명 빨리 줄어드는 느낌"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는 한화 문동주 문동주, "지지 않으려 최선 다했다" "변수 많아서 힘들었던 불펜, 수명 빨리 줄어드는 느낌"

2025-10-25     배지헌 기자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한화 문동주. (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대전]

플레이오프 불펜으로 두 경기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문동주는 "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며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정규시즌 내내 선발로 활약했던 문동주지만 이번 시리즈 내내 구원 등판했던 문동주다. 1차전 7회 등판해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3차전 6회 등판해 4이닝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만 등판한 5차전을 제외하면, 한화는 문동주가 나선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불펜으로 활약한 소감에 대해 문동주는 "불펜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과거에도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준비를 했다"며 "그때랑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경험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문동주가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문동주는 지난 2022년 데뷔 이후 통산 81경기에 나섰는데, 그중 71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구원으로 등판한 10경기 중 9경기는 루키였던 2022년 기록이다. 올 시즌 한 번의 불펜 등판을 제외하고는 최근 3년간 모든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문동주다. 그럼에도 역투했다. 팀 승리가 절실했던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위력투를 펼쳤다. 문동주는 이를 돌아보며 "막상 하니까 잘 돼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니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 161.6km/h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한 문동주다.

불펜투수라는 보직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을까. 문동주는 "많이 집중해야 해서, 수명이 빨리 줄어드는 느낌이다"라며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몰라서 힘들다"고 했다. 오히려 선발이 편한 문동주인데, 그는 "선발 투수는 본인의 계획대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데, 불펜 투수는 앞서 등판한 선수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오늘은 폰세가 타구를 맞기도 했다.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마운드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따라 등판 타이밍이 변한다는 것이 불펜 투수의 가장 큰 특징이자 어려운 부분이라는 얘기다.

문동주가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날 선발로 나섰던 폰세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는데, 경기 후 "문동주에게 '포효란 이런 것이다'라고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동주도 이를 두고 "나한테 가르쳐주고 싶어 하더라"며 "폰세는 미국인이라 '아메리칸 스타일'이 있다. 난 한국인이라 한국에 맞게 했다"고 했다. 문동주는 "시리즈가 남아 있으니 좋은 기회가 된다면 (폰세보다) 동생이지만 보여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 펼쳐질 폰세와 문동주의 포효 대결(?)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문동주를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잠실에서 정규 1위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문동주는 지난 9월 27일 잠실 LG전에서 0.2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문동주에게는 나쁜 기억인데, 한국시리즈에서 이를 갚아주고 싶은 문동주다. 그는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됐다"며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과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마음가짐이 남다를 거다"고 말했다. 이어 "더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닝을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하는 문동주. (사진=한화)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이어지며 한화가 힘겹게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것을 두고는 "대전에서 멋지게, 홈 팬들 앞에서 이기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순간 홈 팬들의 환호가 한화생명 볼파크를 가득 채웠다. 이제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할 한화와 문동주다. 

문동주와 함께 타선에서 시리즈 MVP급 활약을 펼친 문현빈에 대한 언사도 잊지 않았다. "문현빈도 정말 잘해서 아쉬울 거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면 유력한 한국시리즈 MVP 후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시리즈에서 (포수에게) 한 번도 고개를 저은 적이 없다"며 "포수 최재훈 선배가 사인을 잘 내줘서 개인적으로는 MVP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