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송승기 완벽투-문보경 부활...LG, 하고 싶은 야구가 다 된다 [더게이트 KS]
‘불펜 리스크’와 ‘문보경 침묵’ 모두 해결
[더게이트]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 LG 트윈스가 하고 싶은 야구를 완벽히 실현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이 꺼내든 '불펜 송승기' 카드와 '부활한 중심 타자' 문보경이 두 경기 연속 맹활약하며 시리즈 전적 2승을 선점했다.
완벽에 가까운 ‘허리 투수’ 송승기
염경엽 감독이 KS를 앞두고 내린 결정 중 하나는 송승기의 불펜 전환이었다. 정규시즌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송승기를 중간 계투로 돌리는 승부수였다. 그리고 그 카드는 100점 만점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송승기는 26일과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1, 2차전에서 도합 3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1차전에선 1이닝 3자범퇴, 2차전에서는 탈삼진 3개를 곁들인 2이닝 무실점. 특히 2차전에서는 홈런을 때렸던 문현빈과 노시환도 그의 공 앞에서는 무력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불펜의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며 송승기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고, 송승기 역시 “KS는 보직보다 책임감이 중요하다.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가 영광”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전역 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인 송승기는 올해를 기점으로 LG 마운드의 핵심 자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활약했던 손주영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공 던지는 건 같아도 준비가 다르다”는 선배의 말처럼, 송승기는 1회부터 몸을 풀며 등판을 준비해 KS 무대를 즐기고 있다.
가을야구의 남자, 문보경이 돌아왔다
9월 이후 침체된 타격감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던 문보경이 한국시리즈에서 완벽히 살아났다. 1차전 4타수 2안타 2타점에 이어, 2차전에서는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2회, 0-4로 뒤진 상황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 안타를 쳐내며 추격의 불씨를 당긴 문보경은, 이후에도 좌전 안타와 우익수 넘기는 2루타, 좌월 투런 홈런까지 폭발시키며 팀의 13-5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로 KS 타율은 무려 0.667(9타수 6안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KS에서도 타율 0.471(1홈런)을 기록했던 그는 ‘가을 DNA’를 지닌 진정한 중심타자다.
염 감독은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문보경을 4번에서 한 단계 내려 5번 타순에 배치했는데, 그 전략 역시 적중했다. 장타 대신 팀 타격에 집중하며 흐름을 이끈 문보경은 이제 다시 상대에게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되었다.
염경엽 야구, 현실이 되다
LG 트윈스의 야구는 어느새 계산된 전략과 선수들의 헌신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형태에 도달했다. 송승기의 불펜 전환, 문보경의 타순 조정, 그리고 베테랑 김현수의 중심 배치까지, 염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야구가 잠실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KS 전적 2승.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이지만, LG는 확실히 기세를 잡았다. 송승기는 "대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고 말했고, 문보경은 "지금 이 순간을 나중에 추억하고 싶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LG가 이대로 ‘하고 싶은 야구’를 끝까지 실현할 수 있을까. 시리즈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