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터트린 울음...한화 김서현 "SSG전부터 안 좋다보니 위축되고 힘들었다" [더게이트 KS3]
김서현, 1.2이닝 무실점 구원승 따내 팀 동료, 감독, 코치가 김서현에 격려와 믿음 보내
[더게이트=대전]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이젠 됐다는 안도감과 그간 팀에 미안했던 쓰라린 마음, 그리고 계속 위축된 자신에게 한없이 사랑을 준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에 대한 감사한 감정이 한순간에 올라오며 펑펑 울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21) 얘기다.
김서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구원승을 따냈다.
이날 2-3으로 지고 있던 8회초 1사 1,3루에서 구원등판한 김서현은 오스틴 딘과 김현수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7-3으로 앞서던 9회초 다시 등판한 김서현은 선두타자 문보경에 우전 안타를, 1사 1루에서 박동원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대타 문성주를 2루수 더블플레이로 잡아내며 감격적인 한국시리즈 구원승을 거뒀다. 한화는 김서현의 호투에 힘입어 7-3 대역전승 했다.
시즌 막판부터 계속된 부진에 인생 최대의 시련을 보내기도 했다. 김서현은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일 인천 SSG전에서 홈런 2방을 얻어맞고 0.2이닝 4실점, 충격의 끝내기를 허용했다.
그 뒤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심리적 부담이 큰지, 17일 만에 등판한 지난 18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이닝 1피홈런 2실점했고, 4일 후 등판한 22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0.2이닝 1피홈런 1실점했다. 그야말로 등판할 때마다 홈런을 내주며 배팅볼 투수가 돼 버렸다.
그러나 한화 코칭스태프들은 김서현을 끝까지 믿고 신뢰를 보냈다. 29일 KS 3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서현은 "솔직히 SSG전부터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다보니 야구장에서도 많이 위축되고 마운드에서도 위축됐다. 그런데 선배님들과 감독님, 코치님께서 자신있게 던지면 무조건 살아날 수 있다고 많은 도움과 믿음을 주셨다"라며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경기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홈런을 맞았지만, 한화 코치진은 김서현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김서현은 "22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김영웅 선배에 홈런을 내줬지만, 양상문 투수코치님께서 오히려 '페이스가 올라온 것 같다. 지금처럼만 던지면 좋았던 때로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9회 대타 문성주를 더블플레이로 잡고 크게 포효한 김서현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안 좋은 일들이 계속되다가 오랜만에 잘 막아서 그간 힘들었던 감정이 터져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개인 첫 KS 승리투수 기록을 세웠지만, 기록은 의식하지 않았다고. 김서현은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오늘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팀의 승리에 보탬이 돼 너무나 뿌듯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마지막으로 김서현은 "오늘 좋은 기억을 갖고 남은 경기에서도 자신감 있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