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우승 사령탑' LG 염경엽 감독..."톨허스트한테 무릎 꿇었다" [더게이트 KS5]

재계약은 확정적

2025-10-31     배지헌 기자
염경엽 LG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잠실로 돌아간다. (사진=LG)

[더게이트=대전]

29년 만의 숙원을 풀었던 LG 트윈스가 불과 2년 만에 다시 한 번 KBO리그 정상을 밟았다. 염경엽(57) 감독은 LG 역사상 가장 먼저 떠오를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한화를 4-1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창단 네 번째 우승이자, 염 감독 부임 후 세 시즌 만에 두 번째 우승이다.

위기 속 똘똘 뭉친 LG, 다시 우승 반지

홈에서 2승 후 3차전을 역전패로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4차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분위기를 되살렸고, 5차전까지 승기를 이어갔다. 이날 LG 선발 톨허스트는 7이닝 1실점 호투, 김현수는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염 감독은 우승 후 “한 시즌을 치르면서 정말 어려움이 많았지만,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가 소통하고 메워가며 이뤄낸 결과”라며 “그래서 더 뜻깊다. 3년 계약 중 두 번 우승시켜준 프런트와 선수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도 “원정과 홈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해주신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일주일만 즐기겠다. 다음 우승을 위해 바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KS 5차전 등판한 톨허스트. (사진=LG)

“톨허스트에게 무릎 꿇었다”…감독의 간절함

5차전에서는 특별한 뒷이야기도 있었다. 6회 후 톨허스트가 교체를 요청했지만, 염 감독은 “모자를 벗고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안 쓰겠다, 1이닝만 더 가자’고 했다. 웃으면서 응해줬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힘들다고는 했지만 불펜보다 톨허스트가 막을 확률이 높다고 봤다. 투구수가 90개 넘었어도 무릎을 꿇어볼까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위기를 이겨낸 시즌, 더 단단해진 팀

염 감독은 시즌 중 가장 힘들었던 시점으로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부상으로 빠진 한 달이 가장 힘들었다”며 “신민재, 문보경 등이 빈자리를 잘 메워줬고, 구본혁도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계투진이 계획대로 안 돌아갔지만, 있는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에 1위까지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선 운영 변화에 대해서는 “2년 동안 뛰는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타격이 잘 될 땐 움직이지 않았고, 그 덕에 장타율과 출루율은 유지됐다”며 “LG가 가져야 할 색깔은 디테일과 까다로운 플레이다. 어느 팀이든 ‘LG와 하면 힘들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MVP가 된 김현수. (사진=LG)

왕조 도전, 내년도 준비는 이미 시작

염 감독은 “내년엔 신인 2명을 중간 계투로, 김윤식은 선발 또는 중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김현수 중심에 이재원을 키워 신구 조화를 이루겠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서기 위해 준비하고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야구는 준비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과 함께 고민해서 연속 우승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약? “금액은 이야기 안 했지만 잘 챙겨줄 것”

염 감독은 재계약에 대해 “구단에서 확답은 줬지만 금액은 이야기한 적 없다. 잘 챙겨줄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