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문제아 자 모란트, 총 대신 입으로 말썽 "뭐가 문제냐고? 감독한테 물어봐" [더게이트 NBA]

멤피스, 문제 발언 징계... 팀 미팅서 코치와 충돌도

2025-11-02     배지헌 기자
자 모란트(사진=NBA TNT)

 

[더게이트]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문제아' 자 모란트가 또 징계를 받았다. 이번엔 총이 아니라 입이 화근이었다. 멤피스 구단은 2일(한국시간) 모란트를 1경기 출장정지 처분했다. 이유는 '팀에 해로운 행동'. 그 행동이란 전날 LA 레이커스전 패배 직후 기자들 앞에서 코칭스태프를 향해 쏟아낸 불평이었다.

멤피스는 LA 레이커스에 112대 117로 졌다. 모란트는 14개 슛 가운데 3개만 성공시키며 8점에 그쳤다. 31분도 채 뛰지 못했다. 무기력한 경기였다. 골밑으로 파고드는 돌파가 특기인 선수가 이날은 페인트존 안에서 슛을 한 번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1쿼터 종료 7분 21초를 남기고 성공시킨 레이업이 전부였다. 수비 때는 코너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해설자 블레이크 그리핀은 모란트의 무기력한 플레이를 꼬집었다. 수비 때 코너에 멍하니 서 있는 모란트 영상을 보여주며 그리핀은 "4000만 달러(약 560억원)를 받고 팀의 리더가 돼야 하는 선수답지 않다.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다쳤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나쁜 징조고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경기후 건성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란트.

경기 뒤 기자가 물었다. "오늘 뭐가 잘못됐나요?" 모란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코칭스태프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다르게 할 수 있었던 점이 있냐는 질문에도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분한테 가서 물어보세요." 그가 가리킨 '그분'은 투오마스 이살로 감독이었다. 기자가 평소처럼 에너지가 넘쳤냐고 묻자 모란트는 또 말했다. "이유는 코칭스태프에게 물어보세요."

무성의한 답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모란트는 레이커스전 패배에 대해 덧붙일 말이 있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말했다. "코치들 말론 나를 아예 벤치에 앉혀두는 게 맞았대요, 솔직히. 경기 끝나고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부상이 있거나 몸이 안 좋냐는 질문엔 "괜찮다"고 답했다. 몸이 멀쩡한데도 태업성 플레이를 했다는 얘기였다.

ESPN의 샴스 샤라니아에 따르면 징계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 뒤 팀 미팅이었다. 이살로 감독이 모란트의 리더십과 투지 부족을 지적하자, 모란트는 불손한 태도로 맞받아쳤다. 동료들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벌어진 충돌로, 감독에 대한 공개적인 항명이나 다름없었다.

모란트는 이날 30분 58초를 뛰었다. 올 시즌 6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단 한 경기도 31분 33초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부상과 질병으로 32경기를 결장했지만, 올 시즌엔 컨디션 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런데도 출전 시간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2년간 징계를 달고 살았던 모란트다. 2023년엔 총기 관련 사건으로 두 차례 출장정지를 받아 33경기를 결장했고 약 116억원의 연봉을 날렸다. 지난 시즌엔 3점슛 세리머니로 총 쏘는 제스처를 해 7500만원의 벌금을 냈다. NBA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모란트는 이미 이 제스처가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경고를 받고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게 특기다.

올 시즌 모란트는 평균 20.8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5년 총액 2762억원 계약의 3년차로 올 시즌 약 552억원을 받는다. 이번 출장정지로 또 한 경기치 연봉을 까먹게 됐다. 팀 분위기에 끼친 해로운 영향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테일러 젠킨스 감독이 지난 시즌 말 전격 경질된 데엔 라커룸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투오마스 이살로 감독은 그 혼란을 수습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모란트와 충돌했다. 그리즐리스는 3일 토론토에서 모란트 없이 랩터스 원정경기를 치른다. 하는 짓으로 봐선 없는 편이 차라리 나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