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감독은 파리목숨? 시즌 초반 벌써 4명 경질...황희찬 소속팀도 계약연장 45일 만에 감독 OUT [더게이트 해축]

울버햄튼 페레이라, 계약 45일 만에 '굿바이'

2025-11-03     배지헌 기자
비토르 페레이라(사진=울버햄튼)

 

[더게이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 경질이 멈추지 않는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2일(한국시간)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경질했다. 계약 연장 45일 만이다. 계약 기간은 무의미해진 지 오래. 초반 부진 앞에서 구단주와 팬들의 인내심은 증발했다.

페레이라 감독의 마지막 경기는 풀럼과의 원정 경기 0대 3 패배였다. 울버햄튼은 시즌 개막 10경기에서 단 2승도 거두지 못한 채 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페레이라는 이 경기를 "재임 기간 중 최악의 경기"라고 평가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페레이라는 지난해 12월 게리 오닐의 뒤를 이어 울버햄튼을 맡았다. 당시 팀은 19경기에서 총 6점 득점에 그치면서 19위에 머물러 있었다. 페레이라는 남은 22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며 팀을 16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4월 6연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구단은 믿었다. 9월 18일, 2028년까지 이어지는 새 계약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때 이미 팀은 리그 꼴찌였다. 4월 이후 14경기 무승이 이어지고 있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스티브 매들리 기자는 계약 연장 발표 자체가 일종의 해프닝이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2득점.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10경기에서 2점 이하를 득점한 팀은 모두 강등당한 바 있다.

페레이라는 해법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을 31번 바꿨다. 매들리 기자에 따르면 이는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변화였다. 처음 선호했던 3-4-2-1에서 4-3-3으로, 다시 3-5-2로 전술을 계속 바꿨다. 전부 소용없었다.

매들리 기자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핵심 선수들이 떠난 것도 타격이었다고 분석했다. 라얀 아이트누리와 마테우스 쿠냐가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각각 이적했다. 신규 영입 선수 6명은 모두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없었다. 1억 파운드(196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페레이라가 원했던 1순위 선수들은 오지 않았다. 결국, 감독의 목이 달아났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미 세 명의 감독이 경질됐다. 노팅엄포레스트는 시즌 개막 전 누누 이스피리투산투를 경질했다. 그 후임으로 온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39일 만에 짐을 쌌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짧은 재임 기간이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지난 9월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경질했다.

챔피언십에서도 감독 자리가 흔들렸다. 사우샘프턴은 윌 스틸 감독을 경질했다. 33세인 스틸은 지난 2일 프레스턴에 0대 2로 진 뒤 짐을 쌌다. 5개월 재임 기간 동안 팀은 13경기에서 12점만 득점했다. 지난 5월 랭스를 떠나 합류한 스틸은 3년 계약을 맺고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목표로 했지만 5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감독 계약서는 이제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다. 성적이 나쁘면 언제든 찢어진다. 구단주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인내심은 갈수록 짧아진다. 프리미어리그 감독의 평균 재임 기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파리의 수명이 최대 21일인 걸 생각하면 파리목숨이란 말이 이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