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재 외야 전향, 내가 반대...지금은 2루 수비 편안" 우승팀 2루수, 류지현호 대표팀도 주전 예약 [더게이트 WBC]

류 감독 "신민재 수비 여유 없었는데, 지금은 편안해졌다" 문보경, 한동희, 김영웅, 노시환 몰린 코너 내야 두고 "제일 고민"

2025-11-03     박승민 기자
3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류지현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더게이트 박승민 기자)

[더게이트=고양]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LG 트윈스 신민재의 성장을 칭찬했다. 3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K-BASEBALL SERIES(평가전)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만난 류지현 감독은 "내가 LG 감독이던 시절에는 내외야를 오가며 대수비를 했다"며 "당시에는 수비로서 정체성이 없었다"고 했다. 

류 감독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LG 감독을 맡았고, 2년간 신민재는 46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쳤다. 2021년에는 2루수 39이닝, 중견수 17이닝을 소화했고, 2022년에는 중견수로 8이닝을 나섰다. 확실한 포지션 없이 주로 경기 후반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신민재는 2023년부터 LG 주전 2루수로 도약했다. (사진=LG 트윈스)

하지만 신민재는 지난 2023년 잠재력이 만개하며 LG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0.277과 OPS(출루율+장타율) 0.653을 기록하며 LG의 29년만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이후 매 시즌 공수에서 성장한 신민재는 올 시즌 타율 0.313에 OPS 0.777, 조정 득점 창출력(wRC+, 스탯티즈 기준) 128.8을 찍는 기염을 토했다. 2년 만에 또 한 번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며 반지도 두 개로 늘었다.

류 감독은 LG 감독 시절을 돌아보며 "본인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내야가 안 되니 완전히 외야를 보내자는 얘기도 있었다"며 "나는 반대했었다. 신민재가 살려면 외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이 성장을 잘 했다"고 했다. 류 감독은 신민재의 수비를 두고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예전에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여유가 없었다면, 지금은 갖고 놀 정도로 편안해졌다"고 했다.

3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3루 펑고를 받고 있는 송성문. (사진=더게이트 박승민 기자)

다만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일정에 따라 평가전 신민재 기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6차전으로 밀리는 상황도 염두에 뒀는데, 늦게 끝나면 신민재가 체코전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체코와의 평가전은 오는 8일과 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가 길어져 11월에 종료됐다면, 피로도를 고려해 출전 여부를 조정했을 거란 얘기다.

따라서 지난 2일 훈련에서는 송성문이 2루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대부분 이닝을 3루수로 활약한 송성문이지만, 2루에서도 188이닝을 소화했다. 2018시즌에는 3루수보다 2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나섰을 만큼, 2루 수비에 무리가 없는 송성문이다.

3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1루 수비 훈련하는 한동희. (사진=더게이트 박승민 기자)

송성문의 메인 포지션인 3루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도 대표팀에 풍부하다. 엔트리에 송성문을 포함해 LG 트윈스 문보경, 상무 피닉스 한동희,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모두 올 시즌 주포지션이 3루였다. 류 감독도 이를 두고 "제일 고민이다. 엔트리가 한정돼 있는데,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 1루수는 선발하지 않았는데, 문보경과 한동희, 노시환 등 많은 코너 내야수들이 1군에서 1루 수비를 경험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류 감독도 "1루에 있는 선수들보다 (3루수들이) 성적이 더 좋다"며 "대표팀에서 1루 경험을 한 선수도 두세 명 되기 때문에, 그들이 1루에서 뛰어도 선수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계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