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승부수! FA 시장 나온다...전 소속팀 샌디에이고, 이정후의 자이언츠 등 최대 6개 팀 영입전 예고 [더게이트 MLB]

애틀랜타 옵션 거부, 3년 이상 장기 계약 노린다

2025-11-04     배지헌 기자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온다(사진=MLB.com 중계화면)

 

[더게이트]

'어썸킴' 김하성이 보장된 224억원을 포기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FA 시장에서 더 큰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6시즌 1600만 달러(224억원) 옵션을 거부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애틀랜타는 9월 초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웨이버를 통해 김하성을 영입하며 내년 주전 유격수를 미리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FA 시장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애틀랜타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막판 한 달 동안 김하성의 남은 연봉 200만 달러(28억원)만 떠안은 꼴이 됐다. 알렉스 안소풀로스 야구 운영 사장은 "김하성을 우리 구단에 적응시킨 것이 FA 재계약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해줄 것"이라며 재영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애틀랜타 유격수 뎁스 차트 최상단엔 수비형 유격수 닉 앨런이 있다.

김하성은 2년 연속 불안 요소를 안고 FA 시장에 나선다. 한때 1억 달러(1400억원)급 계약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406억원)에 계약했고, 1년 뒤 FA로 나갈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올 시즌 김하성은 7월에야 빅리그에 복귀했고, 허리 통증으로 두 차례 더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잔부상 탓에 탬파베이에선 24경기 동안 타율 0.214, OPS 0.612에 그쳤다. 스몰 마켓 구단이 1100만 달러(154억원) 가까이 쓴 것치고는 실망스러운 성적이었고, 탬파베이는 시즌 막판 김하성을 웨이버로 처분했다.

애틀랜타 이적 후엔 반등에 성공했다. 24경기에서 3홈런을 치며 타율 0.253, OPS 0.684를 기록했고 9월 중순엔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시즌 마지막 주 부진으로 최종 성적은 191타석 타율 0.234, OPS 0.649였지만, 건강하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김하성이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을까(사진=MLB.com)

김하성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옵트아웃을 선택한 건 마땅한 유격수 FA가 없는 시장 상황 때문이다. 트레버 스토리가 보스턴과 남은 계약을 유지한다면, 김하성은 보 비솃과 함께 FA 유격수 시장의 최대어다. 비솃은 타격은 뛰어나지만 올해 유격수 수비에서 메이저리그 최하위(-10 수비 런 밸류)를 기록했다. 공수를 고루 갖춘 유격수를 원하는 팀이라면 김하성이 최선의 선택지다.

김하성에겐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시즌 중 팀을 옮겨 애틀랜타가 퀄리파잉 오퍼를 줄 수 없다. 김하성을 영입하는 팀은 드래프트 보상픽을 내줄 필요가 없다. 영입을 원하는 구단 입장에선 부담 없이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

김하성의 에이전트는 '악마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다. 보라스는 고객들을 가급적 FA 시장으로 내보내 큰 계약을 따내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김하성은 3년 이상 장기 계약을 노리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탬파베이처럼 옵트아웃이 포함된 2년 계약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유격수 최대어 영입에 관심을 보일 만한 팀은 여럿이다.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를 2루수로 보내기 위해 유격수가 필요하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밀워키 브루어스도 센터라인 내야수 보강이 절실한 팀들이다.

김하성은 지난 9일 귀국 인터뷰에서 "9월부터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마지막 한 달은 아픈 곳 없이 어깨 상태도 거의 100% 가까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보라스와 함께 승부수를 던진 김하성이 올겨울 시장에서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