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챔피언 다저스, 개인상도 싹쓸이하나...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 후보 선정 [더게이트 MLB]

3년 연속 MVP 노리는 오타니, 사이영상 도전 야마모토...사사키는 신인왕 도전

2025-11-04     배지헌 기자
내셔널리그 MVP 후보들(사진=MLB.com 공식 SNS)

 

[더게이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챔피언 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개인상 싹쓸이에 나섰다.

전미 야구기자협회(BBWAA)가 4일(한국시간) 발표한 2025시즌 주요 개인상 최종 후보 명단에서 다저스는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 쇼헤이가 MVP 후보에,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사이영상 후보에, 사사키 로키가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한 팀에서 세 선수가 서로 다른 주요 개인상 최종 후보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오타니의 3년 연속 MVP는 이미 기정사실처럼 여겨진다. 수상에 성공하면 배리 본즈와 함께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한 3년 연속 수상자가 되고, 통산 4회 수상으로 역시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올해 오타니는 투타 겸업 선수로 돌아왔다. 타자로는 158경기에서 타율 0.282, 55홈런, 102타점을 찍었다. 메이저리그 최다인 146득점을 올렸고, 내셔널리그 최고 OPS 1.014를 기록했다. 투수로는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4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2.87을 기록했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마운드에 복귀한 첫해치고는 놀라운 성적이다.

물론 오타니와 경쟁하는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카일 슈워버는 생애 처음 MVP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56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인 132타점을 쓸어담았다. 슈워버는 필라델피아에서 보낸 네 시즌 모두 MVP 투표에서 표를 받았고, 이 기간 187홈런은 내셔널리그 선수 중 최다다.

뉴욕 메츠의 후안 소토는 이적 첫해에 커리어 세 번째 MVP 후보가 됐다. 소토는 2024년 양키스에서 아메리칸리그 후보에 올랐고, 2021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내셔널리그 후보였다. 올해 커리어 하이인 43홈런을 때려냈고, 내셔널리그 최다인 38도루로 이전 커리어 최다(12개)의 세 배를 훌쩍 넘겼다. 105타점, 120득점에 메이저리그 최다 127볼넷, 내셔널리그 최고 출루율 0.396도 기록하며 돈값을 톡톡히 했다.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MVP에 이어 정규시즌 사이영상까지 노린다. 30경기 선발 등판해 173.2이닝을 던지며 12승 8패, 평균자책 2.49, 201탈삼진을 기록했다. 사이영상 투표에 반영되진 않지만,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완투와 6·7차전 연투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영웅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사와무라상을 세 차례 받은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 첫 사이영상을 노린다.

야마모토와 경쟁하는 후보는 필리스의 크리스토퍼 산체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폴 스킨스다. 산체스는 잭 휠러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2이닝을 던지며 13승 5패, 평균자책 2.50, 212탈삼진을 기록했다. 스킨스는 2024년 신인왕에 이어 2025년 사이영상 수상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 1위(1.97)를 차지했고, 187.2이닝을 던지며 216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신인왕 후보들(사진=MLB.com 공식 SNS)

신인왕 경쟁에서 다저스의 사사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 시카고 컵스의 투수 케이드 호튼과 맞붙는다. 사사키는 일본에서 건너온 첫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8경기 선발 등판해 165이닝을 던지며 14승 6패, 평균자책 2.89, 198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당 탈삼진 비율 10.8은 내셔널리그 신인 투수 중 최고였고, 14승은 신인 최다였다.

볼드윈은 션 머피의 갈비뼈 부상 이후 개막전 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4세 신인 포수가 타율 0.274, 19홈런, 80타점, OPS 0.810을 찍었다. 80타점은 내셔널리그 신인 최다였다. 호튼은 시즌 막판 갈비뼈 골절로 컵스 포스트시즌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23경기(22선발)에서 118이닝을 던지며 11승 4패, 평균자책 2.67, 97탈삼진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은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칼 랄리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저지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 MVP를 노린다. 올해도 53홈런으로 통산 네 번째 50홈런 시즌을 완성했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득점(137개)과 볼넷(124개)을 기록했고, 타율 0.331, 출루율 0.457, 장타율 0.688로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3부문을 석권했다.

랄리는 단일 시즌 60홈런 고지를 밟은 일곱 번째 선수(열 번째 기록)가 됐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125타점에 OPS 0.948, OPS+ 169를 찍었다. 1000이닝 이상 포수로 뛰면서 수비에서도 플러스 기여를 했다. 랄리는 포수와 스위치히터의 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시애틀을 2001년 이후 첫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호세 라미레스도 2년 연속 30홈런-40도루 시즌을 완성하며 통산 세 번째 후보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헌터 브라운, 보스턴 레드삭스의 개릿 크로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타릭 스쿠발이 경합한다. 브라운은 평균자책 2.43으로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올랐고, 206탈삼진으로 3위를 차지했다. 크로셰는 아메리칸리그 최다 205.1이닝을 던졌고,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인 255탈삼진에 평균자책 2.59를 기록했다. 

스쿠발은 1년 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을 때도 압도적이었지만, 올 시즌 지난해의 자신을 뛰어넘었다. 평균자책(2.21), WHIP(0.89), FIP(2.45), 삼진 대 볼넷 비율(7.30) 모두 발전했고, 이닝(195.1)과 탈삼진(241개)도 늘었다. 스쿠발이 다시 받으면 1999~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아메리칸리그 첫 2년 연속 수상자가 된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은 레드삭스의 외야수 로먼 앤서니, 애슬레틱스의 1루수 닉 커츠와 유격수 제이콥 윌슨이 다툰다. 커츠는 117경기에서 타율 0.290, 36홈런, 86타점을 기록했다. OPS+ 173으로 1900년 이후 400타석 이상 신인 중 호세 아브레유(2014년)와 함께 최고 기록에 나란히 섰다.

윌슨은 타율 0.311로 메이저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523타석에서 39삼진만 당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앤서니는 올해 6월 빅리그 데뷔 초 부진과 9월 대부분을 왼쪽 복사근 부상으로 빠졌지만, 부상 전 마지막 56경기에서 타율 0.319, 출루율 0.415, 장타율 0.505에 7홈런을 쳤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들(사진=MLB.com 공식 SNS)

감독상 후보도 발표됐다. 내셔널리그는 신시내티 레즈의 테리 프랭코나, 밀워키 브루어스의 팻 머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롭 톰슨이 경쟁한다. 프랭코나는 네 번째 감독상을 노린다. 성공하면 바비 콕스, 토니 라루사, 벅 쇼월터와 함께 1983년 이 상이 제정된 이후 최다 수상자가 된다. 머피는 작년 내셔널리그 감독상을 받았고, 올해 밀워키를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인 97승 65패로 이끌었다.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이다. 톰슨은 처음 감독상 수상에 도전한다. 필라델피아는 96승 66패로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아메리칸리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존 슈나이더, 클리블랜드의 스티븐 보그트, 시애틀의 댄 윌슨이 후보다. 슈나이더는 2024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였던 토론토를 1위로 끌어올렸다. 보그트는 2024년 아메리칸리그 감독상을 받았고, 올해도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클리블랜드는 7월에 15.5경기 차로 뒤져 있었지만 결국 타이거스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윌슨은 시애틀 포수 출신으로, 첫 풀 시즌에 팀을 2001년 이후 첫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수상자는 11월 10일이 시작되는 주에 발표된다. 신인왕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어 주요 개인상까지 휩쓸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팀 선수들이 반격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