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코리아 심상치 않은 추락, ‘10월 판매 600여대 그쳐 [더게이트 CAR]

판매량 급감하고 모델 경쟁력도 낮아 전년 대비 문 닫는 서비스 센터 늘어나 '싯가'로 불리는 판매 가격 인식 잡지 못해

2025-11-05     김경수 기자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

[더게이트]

아우디코리아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한국수입차협회가 밝힌 10월 브랜드별 신차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689대로 9월 1426대를 팔았던 데에 비해 무려 51.7%가 급감한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해 살펴봐도 26.9% 감소한 숫자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팔릴 만한 차가 없다는 것.

한때 독3사 중 ‘조명 맛집’, ‘아우디 디자인’, ‘압구정 쏘나타’로 불렸던 아우디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판매량 수치를 살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하는 신규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10월 689대로 전월 1426대보다 크게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숫자도 크게 떨어진데다 판매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4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하고 말았다.

아우디코리아의 추락은 소비자의 비교 브랜드에서도 확인된다. 과거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등 독일 브랜드와 독 3사 내 경쟁구도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렉서스 그리고 볼보와 경쟁 관계를 이루고 있다. 독일 브랜드의 추락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다. 문제는 볼보와 렉서스와의 경쟁에서도 한없이 밀리고 있다는 것.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누적 판매량 1만1929대로 이미 1만대 클럽을 넘어섰다. 렉서스 역시 1만2855대를 기록하며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아우디코리아 2025년 누적판매량 9547대와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숫자다.

과거 독 3사로 국내 수입차 시장을 호령하던 아우디코리아가 이처럼 추락하는 원인에 대해선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판 중인 모델의 경쟁력이 부족하다. 아우디코리아는 현재 14개 모델 32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가 5종이며 모델 유형은 스포트백, 스포츠카, SUV, 세단, 아반트, 쿠페까지 다채롭다. 하지만 전기차는 케즘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테슬라에 사실상 압도되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SUV와 세단 라인업은 가격경쟁력도 없는데다 상품성도 낮아 볼보나 렉서스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가진 모델들에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싯가 정책’과 붕괴된 신뢰, 흔들리는 아우디코리아의 기반

(우측부터) '더 뉴 아우디 Q4 e-트론'과 '더 뉴 Q4 스포트백 e-트론'

무엇보다 아우디코리아의 문제는 이른바 ‘싯가’로 불리는 널뛰기 가격 정책이다. 워낙 할인률이 월별로 다르고 판매사마다 다르다는 소문을 잡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제값을 주고 샀다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구조를 깨기 어렵다. 현장에서 만난 한 영업사원에 따르면 “최대한 노력해 할인율을 만들어도 구매자들이 반가워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아우디코리아는 국내 32개 모델을 시판중임에도 불구하고 10위권 내 베스트 셀링 모델을 단 하나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아우디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태안모터스는 9월 1일부로 아우디 영등포 서비스센터의 운영을 종료했다. 아우디 서초 서비스센터는 1월 말 폐업했으며, 아우디 성수 서비스센터는 내년 상반기 문을 닫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40개에 달했던 아우디 서비스센터는 이날 기준 34개로 줄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를 비롯한 경쟁 수입차 업체들이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것과 대조된다.

아우디코리아의 오락가락하는 내부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초 연간 판매 목표를 3만1950대로 정했다가 같은해 9월 2만1500대로 하향 조정했다. 알려진 적자만 1163억원. 잦은 임원진 교체, 수입사와 판매사간 불화는 물론 이로 인한 판매량 하락까지. 어느덧 철수설까지 나오며 ‘아니 땐 굴뚝의 연기’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다.